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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성은 서로를 깨우는 용기에서 나온다.

존 웰우드, 영적 친밀성(Spiritual Intimacy)

by stephanette

*사진: Unsplash


진정한 친밀성은 서로를 치유하려하지 않고,

서로를 깨우는 용기에서 나온다.

이는 영혼의 성장을 돕는 관계이자

그 관계적 각성(Relational Awakening)이다.

- 존 웰우드



1. 서로를 치유하려 하지 않는다

상대의 상처를 없애주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상대가 자기 상처를 '바라보도록' 곁에 서 있는 것이다. 내가 고쳐줄게가 아니라, 너의 진실을 부정하지 않을게라는 태도이다. 치유라는 것은 상대를 부족한 사람으로 보고 나는 도와주는 사람이 되고 관계는 균형을 잃고 기울어진다. 진정한 친밀성은 깨우는 것이다. 내가 널 구해주는 것이 아닌, 네 안에 이미 있는 힘을 깨우는 존재로 옆에 서겠다는 뜻이다.


2. 서로를 깨운다의 의미

깨운다는 것은 서로 안에 있는 잠든 의식을 두드리는 것이다. 내가 피하고 있던 상처, 회피하고 있던 감정, 묻어버린 욕망과 진실. 이것은 상대의 존재로 인해 더 이상 숨을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서로의 존재 자체가 깨어남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것은 상대의 관점으로 세상을 들여다보고 그 태도를 자신의 것으로 흡수한다는 의미이다. 그러니 각자가 가진 능력과 태도는 둘이 만나 확장된다. 이것이 깨운다는 의미이다.


3. 관계적 각성이란

일반적인 각성은 혼자 명상, 공부, 통찰을 통해서 일어난다. 그러나 존 웰우드가 말하는 관계적 각성은 관계를 통해서 자기 자신을 보는 것이다. 상대의 행동으로 인해서 내가 내 상처를 자각하는 것이다. 그러니 둘의 상호작용은 수행의 장이 된다. 상대로 인해서 평생 회피해왔던 감정과 내면을 보게 되고, 또 상대로 인해서 경계와 힘, 영적 위치를 현실과 연결시킬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다 관계적 각성의 한 장면이다.


4. 서로의 결핍을 건드린다.

이것은 가장 아픈 지점이다. 성장하는 관계는 반드시 서로의 결핍과 부족하고 상처난 부분을 직접 건드린다.

버려질까 두려운 사람에게는 버려짐을

침범당한 적 있는 사람에게는 경계 위반의 위기를

인정받지 못했던 사람에게는 인정 여부를

감정을 억눌러온 사람에게는 폭발 직전의 감정을

그렇게 결핍은 드러난다.

나는 안전하게 이해받고 사랑받을 수 있는가?

나의 깊이와 영성을 있는 그대로 견뎌줄 사람은 있는가?

경계가 존중되고 관계가 가능한가?

나는 역할과 책임으로 살아왔다. 감정은 어디로 갔을까?

나는 진짜로 이해받아 본 적이 있는가?

내 안의 혼란과 상처를 직접 봐줄 사람은 있는가?

성장의 관계는

서로에게 가장 취약한 결핍을 건드렸다.

그러니까 아프고, 힘들고, 동시에 깊이 흔들린다.


5. 감정적 회피가 드러난다.

성장하는 관계에서 필수적인 장면이다.

1) 구조 분석, 심리 이론, 세계관 등으로 감정을 처리하는 경우

: 이는 성숙한 방어기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관계 속에서는,

텍스트 바깥에서 실제로 사람이 존재하고

그 사람도 감정이 있고

현실도 상황도 실제로 돌아가고

흔들림도 현실로 나타난다.

그래서 더 이상

관계 자체를 이론, 대상, 소재로만 볼 수 없게 된다.


2) 감정 최소화의 경우

농담, 유머, 업무, 역할 뒤에 숨기기

바쁘다, 일 많다등으로 정서 거리 두기

스스로도 자기 감정이 뭔지 모르는 상태 유지하기

그러나 상대의 존재는

이러한 회피 방식을 깨뜨린다.


3) 회피 방식의 파기

감정이 올라온다.

말하지 않은 내면이 반응한다.

회피가 안 먹힌다.

도망가고 싶어지고

그러면서도 계속 보고 싶다.

이것은 웰우드가 말하는 회피가 드러나는 관계이다.

회피가 통하지 않게 되면, 성장의 문이 열린다.


6. 서로의 진실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

진실은 불편하고 보고 싶지 않은 진실까지 포함한다.


서로에게 비추는 진실들

너는 감정없는 사람이 아니다.

너는 상처 없는 강철이 아니다.

너도 무의식과 감정의 깊은 층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 피하고 살았다.

이제는 그 부분을 보지 않으면 안된다.

혹은,

너는 심연, 상징, 글만 다루는 존재가 아니다.

너의 영성과 통찰은 현실과 연결되어야 한다.

너는 경계를 지키면서도 깊이 관계할 수 있는 사람이다.

너는 피해자가 아니라 자기 삶의 구조를 세우는 사람이다.


7. 상처가 드러나면서 성장의 문이 열린다.

성장하는 관계에서는


상처가 드러난다.

회피가 통하지 않는다.

진실을 보는 게 너무 불편하다.

그래서 도망치고 싶다.

그런데 이미 봐버렸기 때문에, 예전 상태로는 못 돌아간다.

결국 "새로운 나"로 가는 수밖에 없다.


과거의 상처

사람에 대한 불신과 동시에 여전히 믿고 싶은 마음

자기 존재의 진동과 경계를 새로 세우는 과정

나는 어떤 관계를 허용할 것인가?를 다시 정의하는 시기


관계를 통한 각성은

그 상처를 다시 꺼내게 만들고

동시에 다시 묻지 않고 다른 방식으로 통과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더 이상은 과거의 상태로 살지 못하는 지점으로 와버린 것이기도 하다.


이는 상처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상처 위에서 새로운 의식으로 서게 만드는 관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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