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통합 실패자들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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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근데 말이야.
사람은 안다고 다 받아들이는 존재가 아니래.
그: 갑자기 왜 철학자야.
커피 마시다 말고.
나: 철학자라면,
사람은 사실을 통합 못한대라고 하겠지.
그: 잉??
나: 아니 진짜로.
뇌가 생존용이라서
불리한 사실은 그냥… 뚜껑 닫아버린대.
그: (웃음)
그럼 너 지금 나한테 불리한 사실 꺼내려는 거야?
나: 응.
나 너 좋아해.
그: 야 그건
통합 불가능한 데이터인데?
나: 봐.
지금 바로 차단하려고 하잖아.
그: 아니 이건
에고 보호 차원이야.
나: 에고가 무슨 상관이야.
고백은 정보가 아니라 사건이거든.
그: 사건이면
책임이 따라오잖아.
나: 그래서 사람들이
사실을 못 견디는 거야.
그: …그럼
이 고백은 왜 했는데.
나: 생존 때문이지.
그: 고백이 어떻게 생존이야.
나: 좋아하는 마음을 숨기면
나라는 시스템이 오류 나거든.
그: (한숨)
너 진짜 위험한 사람이네.
나: 알아.
근데 다행히
난 고백 좋아해.
그: 나는?
나: 너는 지금
통합 시도 중이야.
그: 실패하면?
나: 그땐 그냥
웃고 넘어가면 돼.
원래 그렇게 살아남아
사실을
모르는게 아니라
끝까지 안고 살지는 못한다는 거겠지.
사랑 고백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