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의 두 번째 만남

만나는 거야 그다지 재미는 없다.

by stephanette

사진: Unsplash


그와의 두 번째 만남은 어떤 고깃집이었다.

불판이 있는 둥그런 스테인리스 테이블이 우리 사이에 있었으니 고깃집이었을 꺼라 짐작한다.

잘 기억은 나지 않는다.

그게 미래인지 과거인지도 흐릿하니까.


그는 나에게 여러 가지 질문들을 해댔다.

그리고 나를 흔드는 공격형 질문들을 포함해서

자신의 이야기도 했다.

말도 안 되는 말들


천사가 날아다니는 시간이 좋다.

프랑스라고 했나?

둘 사이의 침묵이 흐르는 순간을

천사가 날아다닌다고 표현한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었었다.


그는 마치 나를 만나면 안 된다는 듯한 태도로

나를 만나서 이야기를 했다.

그리 흥미진진한 이야기도 아니었으나,

그는 누굴 만나도 그런 레퍼토리들을 꺼낼 것만 같아 보였다.


대화의 주제는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

나는 그저 그의 존재감을 느끼고 싶었을 뿐이니까.


잠깐이든

오랜 시간이든

밥을 먹든

커피를 마시든

혹은 거리에서 스쳐 지나가든

아무런 상관이 없다.


어쨌든 만날 인연이라 나갔던 것이고

그는 그의 과거가 차곡차곡 쌓인 낡은 태도로 나를 대했다.

그에 대해서 내가 그다지 싫은 티를 낸 것도 아니다.

어째서 그런 만남을 가졌던 걸까?

나도 잘 모른다.

그저 만나야 하는 순간이라 만남을 허용한 정도이다.


그리고, 나는 그가 가진 색채감을 온전히 느꼈다.

내가 원했던 그 시간만큼

그 감각만큼 나는 그의 에너지 파동을 느꼈다.


생각처럼 그다지 좋진 않았다.

그리고 그런 시간은 그저 별 것 아닌 이야기들로 덮여버렸다.


나의 의식이 모르는 것들을

무의식적으로 바라왔던 형체들로 채웠는지도 모른다.


그 이후로

난 그 누구도 만나지 않는다.


그럴 의미가 없다.

그 사람의 파동은 멀리 있어도 알 수 있다.

그리고 누군가를 만나고자 하는 희망조차 없다.


삶의 희망이나 기대가 없으면

그 어떤 드라마도 만들어지지 않는다.


무엇이 더 좋은 것일까?

롤러코스터를 타는 관계?

아니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일상?


글쎄..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아무것도 막지 않고

아무것도 끌어당기지 않는다.


마음이 내키는 그 순간이 온다면,

그때는 알게 될 것이다.

내가 원하는 그런 멋진 순간이 어떤 고통을 낳을지라도

그걸 감수하고서라도 나는 그걸 선택할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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