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이에 거리가 필요한 이유

친밀함이 욕망을 죽일 때

by stephanette

*사진: Unsplash


Mating in Captivity; Unlocking Erotic Intelligence(2006), Esther Perel을 읽고

- 가정 내 안정성과 성적 욕망의 모순적 관계를 분석한 심리학 서적


1. 친밀함과 욕망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나아간다.

이 책의 가장 혁명적인 주장이다.


우리가 배워온 서사는 사랑은 더 가까워짐이고, 신뢰는 투명성이며, 섹스는 친밀함의 결과이다.

페렐은 이를 전복시킨다.

친밀함은 '알려짐'을 원하고, 욕망은 '알 수 없음'을 원한다.


친밀함은 합일을 향하고,

욕망은 분리를 필요로 한다.


문제는 현대의 연인 관계가 그 모든 것을 친밀함으로 해결하려 한다는 것이다.


2. 욕망의 연료는 사랑이 아니라 타자성이다.


타자성이란?

상대가 나의 연장이 아닌 상태이자,

예측 불가능성,

그리고 나와 다른 욕망, 세계, 내면을 가진 존재로 남아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완전히 안다고 느끼는 순간'
욕망을 잃는다.


이것은 사랑의 실패가 아니라

욕망의 구조적 특성이다.


관계 초반에는 타자성이 크다.

시간이 지나며

우리는 상대를

관리하고

해석하고

통합하려 한다.


그 순간 욕망은

"연결됨"이 아니라 "소유됨"으로 인식한다.


3. "안전"은 욕망을 보장하지 않는다.

이 책에서 가장 불편한 지점이다.


우리는 이렇게 믿는다.

안전하면 섹스가 살아난다.

안정적인 관계가 욕망의 기반이다.


그러나 페럴은 이렇게 말한다.

안전은 욕망의 조건이 아니라
욕망의 적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안전은 예측을 낳고,

예측은 긴장을 제거하고,

긴장이 사라지면 욕망도 사라진다.


욕망은 약간의 불확실성을 필요로 한다.


4. 현대 커플이 욕망을 죽이는 방식

페럴은 이에 대해 해부학적으로 보여준다.


욕망을 죽이는 4가지 패턴

1) 모든 것을 공유하려는 강박

생각, 감정, 일정, 내면 전부 오픈

욕망이 숨 쉴 공간 소멸


2) 역할 과잉

연인

배우자

베스트 프렌드

공동체

치료자

한 사람에게 너무 많은 역할을 요구


3) 정서적 관리

상대 기분 책임지기

상처 나지 않게 조심하기

감정 상태를 상시 점검


4) 의미 과잉

이 섹스의 의미는?

우리 관계에 이건 뭘 뜻해?


욕망은 의미화 되는 순간 사라진다.


5. 욕망은 '통합'이 아니라 왕복 운동이다.

페렐의 천재성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사랑의 운동

가까워짐

합일

안정


욕망의 운동

물러남

분리

거리


성숙한 관계란
가까워졌다가, 다시 멀어질 수 있는 능력이다.


문제는 일반적으로 커플 사이에서

멀어짐은 곧 관계 위기로 오해한다는 것이다.


6. 욕망은 '기술'이 아니라 상태다.


이 책에서 기술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다.

왜냐하면 페렐에게 섹스는

테크닉

빈도

성취

가 아니다.

내가 어떤 상태로 그 공간에 들어가는가의 문제다.


욕망이 살아 있는 섹스의 조건

자율성

자기 정체성 유지

상대를 타자로 존중

나 자신이 나로 서 있음


7. 이 책의 핵심 메시지 및 감상

사랑은 나를 확장시키지만,
욕망은 내가 나로 남아 있을 때만 살아난다.

그래서 페렐은

"더 가까워져라"가 아니라

"다시 나로 돌아와라"라고 말한다.


이는

규정하지 않고

미래화하지 않고

소유하려 하지 않는 태도이다.


그리고 이는

자기 자리를 유지하고

상대의 감정을 존중하되 관리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이것이 이 책의 교과서적 실천 상태다.


그래서

욕망은 불안으로 변하지 않고,

친밀함이 족쇄가 되지 않고,

각성이 유지되는 것이다.


욕망은 사랑이 부족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 '너무 잘 관리될 때' 사라진다.


욕망이

사라지지 않고

조용히, 또렷하게 머무는 자리는


사랑을 관리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유지하는 바로 그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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