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함께 있어도, 함께 있지 않은가.
*사진: Unsplash
Come Together: The Secret to Deep, Meaningful, Elevated Sex(2023), Esther Perel을 읽고
- 자기계발서이자 관계 안내서. 오랜 연인 관계에서 성적 친밀감이 사라지는 문제를 주제로 부부가 직접 겪은 변화 과정을 바탕으로 한 솔직한 지침서
1. 이 책의 출발점
왜 우리는 함께 있어도, 함께 있지 않은가
에스더 페렐은 이 질문에서 시작한다.
몸은 같이 있는데
마음은 과거에 있거나
생각은 미래에 가 있거나
관계는 의미와 불안으로 가득 찬 상태
섹스와 친밀감의 위기는
욕망의 부족이 아니라
'현존의 붕괴'다.
2. 핵심 명제
좋은 친밀감은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상태로 거기 있느냐'의 문제다.
이 책은 전통적인 질문들을 전부 폐기한다.
얼마나 자주?
얼마나 잘?
얼마나 깊게?
대신 묻는 질문은 이것이다.
"지금, 나는 여기에 있는가?"
3. '지금-여기'란 무엇인가
페렐이 말하는 지금-여기는 집중이나 몰입이 아니다.
지금-여기가 아닌 상태
잘해야 한다는 생각
상대 반응을 관리하려는 마음
이게 무슨 의미인지 해석 중
관계의 다음 단계를 계산 중
과거 상처가 떠오름
이 모든 순간, 몸은 있지만 의식은 부재이다.
지금-여기 상태란,
설명하려 하지 않음
증명하려 하지 않음
결과를 만들려 하지 않음
평가하지 않음
의식이 현재 감각에 머무는 상태
그래서 패럴은 말한다.
섹스는 행동이 아니라
의식 상태(state)다.
4. 왜 '지금-여기'가 친밀감의 질을 결정하는가
이것은 신경계 수준의 이야기다.
가. 지금-여기에 있을 때만 브레이크가 풀린다.
불안
평가
의미 강요
미래 예측
이것은 전부 성적 브레이크다.
지금-여기에 머무르면 브레이크는 자동으로 풀린다.
그래서
흥분을 만들 필요가 없고
각성이 조용히 유지된다.
나. 지금-여기는 '안전'이 아니라 '살아 있음'이다.
중요한 구분이다.
안전은 긴장 없음이다.
지금-여기는 살아 있는 긴장이다.
좋은 섹스는
안전해서 좋은 게 아니라,
살아 있어서 좋다.
그래서 이 상태에는
불안하지 않고
약간의 긴장과
각성이 있다.
이것이 바로 편안한 각성이다.
5. '나쁜 섹스'의 공통점
기술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나쁜 섹스의 정체는
서로를 확인하는 섹스
관계를 증명하는 섹스
불안을 달래는 섹스
소속을 확인하는 섹스
페렐은 아주 직설적으로 말한다.
섹스는 불안을 진정시키기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그건 친밀감이 아니라 진정(sedation)이다.
6. 이 책의 결정적 전환
이 책은 이렇게 선언한다.
섹스는 관계의 결과가 아니다.
섹스는 관계가 '지금 살아 있는지'를 드러내는 장소다.
그래서
관계가 불안하면 섹스는 무거워지고
관계가 관리되면 섹스는 의무가 되고
관계가 현재에 있으면 섹스는 또렷해진다.
7. '지금-여기'에 머무는 실제 조건들
페렐이 임상에서 반복 확인한 조건들이다.
가. 결과를 내지 않음
끝을 만들지 않음
결론을 요구하지 않음
의미를 회수하지 않음
나. 상대를 '대상'으로 만들지 않음
상대는 만족시켜야 할 존재가 아니다.
해석해야 할 존재도 아니다.
그저 함께 존재하는 의식이다.
다. 자기 자신으로 있음
역할 내려놓기
이미지 내려놓기
기대 내려놓기
욕망은 내가 나로 있을 때만 나타난다.
8. 이 책의 가장 깊은 통찰
우리는 섹스를 통해
사랑받고 싶은 게 아니라,
'살아 있음을 느끼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지금-여기에 머무는 순간,
시간 감각이 흐려지고
기억이 약해지고
감정은 과잉되지 않고
존재감만 남는다.
이것은 명상과 동일한 의식 상태다.
9. 마무리
기억은 흐릿해지고
의식은 현재로 모이며
몸은 편안해지고
각성은 또렷해진다.
의미를 붙이지 않아도
아무것도 증명하지 않아도
그 순간은 충분하다.
이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가장 성숙한 친밀감의 상태다.
친밀감의 깊이는
얼마나 사랑하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지금-여기에 함께 있을 수 있는지'로 결정된다.
그러니, 이 책은
둘의 영혼이 만나
하나가 되라고 가르치는 안내서가 아니라,
각자가 자기 자리에서 깨어 있도록 돕는
이인용 '지금-여기' 명상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