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썼다.

첫 소설을 쓰는 과정의 기록

by stephanette

*사진: Unsplash


침묵 피정을 한다고 해놓고

소설을 완성했다.


완성이라고 하기엔

초안을 쓰고,

1권이라 이름 붙이고,

퇴고를 무한 반복 중이다.


요즘은 관점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다.


자유간접화법(Free Indirect Discourse).

3인칭으로 서술하면서

인물의 생각, 감정, 의식이 그대로 스며들어 있는 방식이다.


서술자의 말인지

인물의 생각인지

경계가 흐려진 채

독자는 읽게 된다.


3인칭

그는 그녀가 떠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불안했다.


자유간접화법

그녀는 떠날지도 모른다.

역시 그럴 거라고, 애초에 알았어야 했다.


문법은 3인칭인데

내면 음성은 1인칭처럼 살아있다.


관찰자의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감정은 아주 가깝다.


설명하지 않고

의식을 체험하게 한다.


의식, 각성,

미세한 흔들림을 다루기에

이만한 기법이 없다.


그래서 나는

자유간접화법을

3인칭의 외피를 쓴 1인칭 의식이라 생각한다.


한동안 이 관점으로 소설을 퇴고하다가

잠시 멈췄다.


그리고

리디아 유크나비치의 소설,

물의 연대기를 읽고 있다.


한 장 한 장이 아까워

아껴 읽으려 했다.

몰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와서

결국 한 번에 다 읽어버렸다.


물론 중간중간

더 이어가지 못하고

책을 덮게 된다.


생겨나는 감각과 감정에

몸을 맡기게 되는 소설이다.


조금 웃고,

조금 울고,

그렇게 나를 보게 만든다.


그래서 생각했다.

"그저 나인 채로 그대로 살아도 되겠다고"


책이든 관계든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자신에게로 돌아오게 하는 것들은

참 멋진 일이다.


그리고,

약간

그리고 많이

절망했다.


당연하게도

내 글은 어떤가를

떠올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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