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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의 소설 그리고, 파국의 예감

사람은 어떻게 붕괴되는가

by stephanette

파국의 예감에 대해서 쓰려고 했다. 소설로.

그래서 9개의 시리즈물을 썼다.


최종 마무리 소설을 쓰려고 했다.

그러나 형식이 적절하게 맞지 않는다.

그래서 이야기가 아닌 글로 쓰려고 한다.

또 모르겠다, 나중에 이걸로 다시 소설을 쓰게 될지.


사람마다 성향이 있고

사람마다 특정 방어기제가 있다.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은 감정은 깊으나 드러내지 않고

정리하고, 절제하고, 말하지 않고, 거리를 두는 방식이다.

이는 겉으로 보면 차분하고 세련되어 보이지만,

침묵, 회피, 계산, 지연으로 처리한다.


이런 사람은 그동안 안에서 쌓아둔 압력이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하고

임계점을 넘을 때,

그 압력이 내부 균열로 터진다.


외부의 힘에 의한 균열이 아니다.

자기 안에서 자신을 압박하는 구조다.

자신이 만든 기준, 자신이 쌓은 억제, 자신이 피한 감정, 자신이 미룬 선택이

스스로를 조이는 것이다.


외부의 운이 영향을 미치기는 한다. 사주명리에서 말하는 대운과 세운이다.


예를 들면)

올해 병오년은 감추었던 것들이 드러나는 운이다.

그래서 숨겨진 것들이 겉으로 드러난다.

각자 개인의 성향에 따라 이러한 운은 특정하게 작용한다.


예를 들면)

토 기운이 강한 세운일 때는 : 현실, 책임, 의무, 체면, 관리, 정리, 부담을 의미한다.

이런 해에는 특정일주의 경우 이런 압력으로 나타난다.

이제 정리해라

책임져라

애매하게 넘기지 마라

현실로 결정해라

네가 미룬 것을 구조화해라.

그래서 관계든 일이든 자기 삶의 방향이든 결정 압박이 강해진다.


예를 들면)

금 기운이 강해지면 :

판단이 과해진다.

후회가 날카로워진다.

자기 검열이 심해진다.

타인의 말이 오래 박힌다.

감정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칼처럼 굳는다.


예를 들면)

이 과정에서 더 분석하고, 더 재단하고, 더 늦게 표현한다.

이 과정은 쉬지 못하게 한다.

잠을 못 잠.

일이 손에 안 잡힘.

갑자기 회의감이 옴.

주요 관계 끊김.

오래 버티던 구조 그만둠.

사람을 만나도 공허함이 커짐.

예전 선택이 계속 떠오름.


파국의 결과


1. 관계 붕괴

자기 내면의 감정 회피가 스스로를 찌른다.

예를 들면)

좋아했는데 말하지 않은 것

관심 있었는데 미룬 것

끌렸는데 계산한 것

끝내야 했는데 애매하게 둔 것

붙잡아야 했는데 체면 때문에 놓친 것


이런 것들이 한꺼번에 올라오면, 관계 파국이 현실화된다.


가. 현재 관계의 종료

애매하게 오래 유지하던 관계, 책임 없이 끌고 가던 관계, 체면 때문에 유지하던 관계


나. 과거 관계의 귀환

실제 재회, 마음속의 과거 사람이 기준점처럼 다시 떠오름


2. 일, 직업 파국

책임 증가, 권한 문제, 조직 내 위치 변화, 성과 압박, 평판 관리 피로, 일의 방향성 회의감

이 일을 계속 이렇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


성공처럼 보이는 압박 : 커리어가 더 단단해지는 것처럼 보이나 내면의 압박 큼


3. 심리적 파국

외부적 요인보다 더 중요하고 클 수 있다.


상대가 문제면 상대를 끊으면 된다.

직장이 문제면 직장을 바꾸면 된다.

그러나 심리적 파국은 그런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나는 왜 늘 감정을 늦게 알아차리나

나는 왜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더 조용해지나

나는 왜 통제할 수 없는 사람을 피하나

나는 왜 말해야 할 때 말하지 않았나

나는 왜 결국 혼자 남는 방식을 선택하나


이 질문이 깊어지면, 자기 방식 전체에 균열이 생긴다.


4. 가끔은 이 모든 것들이 한꺼번에 오는 시기가 있다.

외부 사건 하나가 아니라,

오래 유지해 온 자기 통제 시스템이 자기 자신을 압박하면서 생기는 내부 붕괴와 재편


이것은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때를 맞이한 것이다.

이것이 파국이다.


5. 이런 시기에 트리거가 되는 인물이 올 수 있다.

내부 붕괴와 재편의 방향에 에너지를 더하거나

그 시작을 자극하는 인물


당연히 와야 할 시기는 도래하고

만나야 할 사람은 만난다.


그래서,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는 안목이 중요하다.

이 사람은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인물인가

어쩌면 외부적으로 보이는 그 인물에 대한 평가보다

실제로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이 더 중요하다.


외부적으로 돈을 잃거나 관계가 파탄 나거나 일이 망하는 일이 벌어져도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내부 구조의 변형을 일으키는 인물이라면

장기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트리거가 되는 인물은 편한 사람이 아니다.

멈춰 있는 자신을 움직이게 하고

보고 싶지 않은 내면을 들여다보게 하고

기존의 성향과 방어기제를 무효화한다.


모든 성숙한 인간관계는

타인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대면하는 것이다.

그 시기도, 그 깊이도, 그 방법도

스스로 할 수밖에 없다.




거울이 내 모습을 비춘다고 해서,

그 거울이 파국의 원인은 아니다.


거울을 깨트린다고 해서

자신의 내부 압박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종국에는 자신을 대면하고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가는 길밖에는 방법이 없다.


그러나, 굳이 그러지 않아도 무방하다.


어차피, 해결하지 못한 과제는 지속적으로 반복해서 삶의 문을 두드린다.

때론 균열로, 때론 파국의 모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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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과 의식의 경계에 서서 내면을 지켜보며 영혼의 지도를 그려가는 사람입니다. 글이라는 리추얼을 통해 말이 되지 못한 감정에 이름을 붙이며 길을 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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