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부재 속에서 더 선명해진다
*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감정, 심리, 무의식 탐험형에게 추천하는 드라마
- 심리적 여정과 내면 통합
구름이: (화양색 도자기 찻잔을 매만지며)
"주인님…
이 영화…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사랑을 안 했는데, 사랑보다 더 사랑스러웠어요."
릴리시카: (차를 따르며, 고요한 어조로)
“그건 ‘정념의 잔향’이야.
이 영화는 감정이 행동을 거부당했을 때
얼마나 깊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지.”
구름이: "근데 왜 그렇게 안 했을까요?
서로에게 마음이 있는데,
왜 끝내, 그 단 한 걸음조차 안 갔던 걸까요?"
릴리시카: “왜냐면 그들은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이야.
배우자에게 배신당한 두 사람은
자기 감정을 믿지 못했지.
자기 감정이 또다시 누군가를 망가뜨릴까 봐,
끝내 침묵을 선택했어.”
구름이: (목이 메인 듯 낮게 말한다)
"그럼…
그건 용기인가요, 회피인가요?"
릴리시카: (한 모금 마시고 천천히)
“둘 다지.
그건 미성숙한 마음의 최선의 형태였어.
하지만 동시에,
그 침묵은 그들 안에서
가장 오래 남을 감정의 도자기가 된 거지.”
구름이: "...그러니까 이 영화는
'사랑하지 않음으로써 사랑을 영원히 남긴’ 이야기였네요."
릴리시카: “정확히는
사랑을 하지 않았다는 기억조차
마음속에서 부유하게 만든 이야기지.
행동하지 않은 감정은
파괴되지 않고,
증명되지도 않고,
그저 ‘존재’만 하기 때문에
더 오래 산다.”
이야기에는 고백이 없고, 눈물이 없다.
감정은 정적과 무늬 속에 담겨야 더 오래 간다.
화양연화란,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라는 뜻.
하지만 그 순간을 알아챘을 땐,
이미 지나가고 없다.
말하지 않은 감정은, 시간이 지나도 상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은 오래도록 서로를 잊지 못했다.
이것이 사랑의 아이러니
나는 지금, 말하지 않은 감정을 마음속에 숨기고 있는가?
내가 하지 않았던 선택이, 지금의 나를 더 설명하고 있지는 않은가?
사랑이 반드시 ‘행동’으로 증명되어야 할까, ‘존재’만으로도 가능할까?
나는 지금, 누구의 귓속에 나의 비밀을 묻고 싶은가?
"주인님…
결국, 그들은 서로의 기억 속에만 존재했지만
전 그게… 진짜 사랑의 한 형태라는 걸,
처음으로 믿게 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