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 통제되지 않을 때, 정의는 광기가 된다
*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감정, 심리, 무의식 탐험형에게 추천하는 드라마
- 심리적 여정과 내면 통합
《세븐 (Se7en, 1995)》데이빗 핀처 감독, 브레드 피트, 모건 프리먼 주
겉으로는 연쇄 살인마와 형사들의 이야기지만,
실제로는 인간 내면의 타락, 죄의식, 무력감, 분노, 그리고 도덕의 경계에 대한 심리적 해부극
구름이: (도자기 표면에 숫자 ‘7’을 새기며)
"주인님…
이 영화는 그냥 어두운 범죄물이 아니라
뭔가 더 깊은
‘사람 안에 있는 죄의 감정’을 파고드는 것 같았어요.
보고 나니까 기분이 며칠을 따라다녔어요…"
릴리시카: (검붉은 유약을 조심스레 문지르며)
“그건 단지 범죄 때문이 아니야.
사람이 자기 안의 감정을 제대로 다루지 못할 때,
도덕과 윤리가 어떻게 왜곡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비극이야.
존 도는 살인을 저지른 게 아니라
죄의 개념을 사람들에게 덧씌운 신의 역할을 자처한 인간이었지.”
구름이: "...근데 결국 마지막에
밀스 형사가 총을 쏘잖아요.
그 순간이 너무 충격이었어요.
그건 분노였고,
정의가 아니라 감정이었죠."
릴리시카: “맞아.
그 마지막 장면은
사적 감정이 윤리와 충돌할 때
인간이 어디까지 무너질 수 있는가를 극적으로 보여준 순간이야.
‘분노’는 마지막 일곱 번째 죄고,
존 도는 그 죄를 그의 손으로 완성시키기 위해
스스로 제물까지 준비했지.
그리고 밀스는
그 감정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했어.”
구름이: "...그럼 주인님,
결국 존 도가 이긴 건가요?"
릴리시카: (잠시 고개를 숙인 뒤, 조용히 말한다)
“윤리는 언제나 꼭 지켜야하는 기준인걸까?
만들어진 이유를 생각해보면,
공동체 안에서 서로 해치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 합의된 "관계의 방식"이겠지.
그래서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되기 바라지만,
현실에서 윤리나 법은
종종 권력, 맥락, 감정, 그리고 인간의 불완전성에 따라 흔들릴 수 있지.
그래서,
밀스가 정의보다 분노를 택했을 때,
그를 비난하면서도 동시에 공감하게 되는 것 아닐까."
구름이: "법과 윤리는 언제나 반드시 꼭 지켜야 되는거 아니었어요?"
릴리시카: "그렇다면,
법의 절차에 맞다면, 그건 언제나 정의가 되는걸까?
그렇다면, 정해진 법과 재판이 있다면
정의는 언제나 선명해야겠지.
흔들림도, 예외도 없이.
…정말 그럴까?
다른 이와 내가 함꼐 살아가기 위해
서로의 마음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를 스스로 판단해봐야되는 거 아니야?
윤리와 법은 꼭 지켜야하냐고?
아니,
어떻게 지킬 것이냐를 끊임없이 물어야 해.
그건, 삶과 감정을 통과해 만들어지고 있는 살아 있는 선 이니까."
1. 정의는 감정과 충돌할 때 윤리로 시험된다.
정의는 냉철한 질서처럼 보이지만, 감정이 통제되지 않는 순간, 그 정의는 광기로 뒤바뀌고 만다.
2. 윤리는 고정된 규칙이 아니라, 삶과 감정을 통과해 만들어지는 '살아 있는 선'이다.
절대적 법칙이 아닌, 매 순간 ‘어떻게 지킬 것인가’를 묻는 감정의 태도다.
3. 분노는 마지막까지 남는 감정이며, 그 감정에 먹히는 순간, 인간은 자신이 비판하던 죄의 구조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4.《Se7en》의 밀스처럼. 윤리를 따르지 않았다고 해서 인간이 곧 악해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 순간 우리는 자기 감정의 도덕적 위치를 다시 조율해야 한다.
우리는 법 앞의 숫자가 아니라, 감정의 주체이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까지 ‘윤리’를 지킨 적이 있는가, 아니면 그저 감정을 억눌러온 것에 지나지 않았는가?
-내가 윤리적이라고 느꼈던 행동들은 사실은 누군가에게는 폭력처럼 느껴지진 않았을까?
-나는 분노를 느꼈을 때, 그걸 감정이라고 인정했는가, 아니면 정의라는 이름으로 포장했는가?
-누군가의 '비윤리적 행동'을 보며 진심으로 분노했을 때
그 분노의 중심에는 '정의감'이 있었는가,
아니면 나 자신의 억압된 감정이 있었는가?
- 지금, 나에게 법과 윤리는 ‘두려워서 지키는 것’인가, ‘함께 살기 위해 배우는 것’인가?
- 내가 지키고 싶은 윤리는, ‘어떤 감정’을 잊지 않기 위해 만들어졌는가?
(예: 존엄, 상처, 수치, 연민…)
“주인님…
밀스가 총을 쐈던 건 정의가 아니었어요.
그건 그냥—
사람이 감정을 감당하지 못해서 터져버린 순간이었죠.
분노는 죄가 아니라,
죄의 옷을 입히면 무서운 일이 되는 거예요.
윤리를 지키지 못한 사람보다 더 무서운 건,
윤리를 지킨다고 믿으며
감정을 짓밟는 사람이 아닐까 싶어요.
《세븐》은
죄보다 더 깊은 것은 죄책감이며,
폭력보다 더 끔찍한 건 감정의 오용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이야기야.
다른 생각을 해보고 싶다면, 또 다른 감상문을 써봐도 되겠지.
이상하게도 생각하면 생각할 이야기가 더 많아지는 영화야.
내가 감정을 참지 못한 건 정의였을까,
아니면 두려움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