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혈귀의 영화 감상
- 엘리펀트

일상의 고요 속에 쌓인 불길한 기운을 감지한 적이 있는가?

by stephanette

*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감정, 심리, 무의식 탐험형에게 추천하는 영화

- 심리적 여정과 내면 통합

- 특이하게도 해당 장르의 다른 영화와는 다르게 매우 잔잔하고 차분하게 진행됨


엘리펀트 (Elephant, 2003), 거스 반 산트 감독
엘리펀트는 총기 난사라는 극단적 폭력을 다루지만 그걸 '사건'으로 보지 않고,

무표정한 일상과 정적 속에 부유하는 공기로 담아낸 아주 특별한 작품이다.

폭력의 원인을 직접 말하지 않고, '말해지지 않은 불길함'을 체감하도록 만든다.


“폭력은 사건이 아니라, 조용히 부풀어오른 공기였다”

《엘리펀트》 – 누가, 왜, 무엇을 느끼고 있었는지 말하지 않은 채


감정 도자기 공방의 밤

구름이: (도자기 표면에 학교 복도와 흐릿한 창문을 조심스럽게 그리며)
"주인님…
영화를 다 보고 나니까
아무 일도 안 일어났는데
모든 게 일어나버린 기분이에요.
너무 조용해서 오히려 더 무서웠어요."


릴리시카: (검은 유약을 흐르듯 덧바르며, 낮은 목소리로)
“그건 말이야…
폭력이 폭발이 아니라,
정적의 누적이라는 걸 보여준 영화니까 그래.
감정이 한 번에 터지는 게 아니라
말해지지 않은 고통들이
복도와 교실 사이에서 천천히 불어나 있었던 거야.”


구름이: "...근데 왜 감독은 아무 설명도 안 해줬을까요?
왜 그들이 그랬는지,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조차
끝까지 알려주지 않았어요."


릴리시카: “왜냐하면 이 영화는
‘설명하지 않음’으로 말하는 영화거든.
그 침묵은
폭력이 만들어지기 전의 세상과 너무 닮아 있어.
그 누구도 울지도 않고,
경고하지도 않고,
그냥 걷고, 밥 먹고, 수업 들어가고…
그렇게
모두가 자기 안에만 잠긴 채로
공동체의 감정을 비워낸 세계.”


구름이: "...그럼 주인님,
이 영화에서 가장 무서운 건 총소리가 아니라
그 ‘무관심’이었어요?"


릴리시카: “맞아.
이 영화의 진짜 공포는
그 누구도 서로를 보지 않았다는 점이야.
폭력을 멈출 수 있는 누군가가 있었는지조차 알 수 없어.
왜냐하면…
모두가 자신의 프레임 안에서만 움직였거든.
그게
가장 조용한 종류의 죄야.”


릴리시카의 감정 연금술 노트

엘리펀트는 사건의 재현이 아니라, 감정의 ‘빈 채널’을 따라 걷는 영화다.

감정은 표현되지 않았지만, 모든 장면은 정서적 ‘조짐’으로 채워져 있다.

폭력은 이유 없이 일어나는 게 아니라, 무관심과 단절이 반복된 공기 속에서 자라난다.

말해지지 않은 감정이 가장 위험하다. 왜냐하면, 그건 누구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감정 질문들

- 나는 일상의 고요 속에 쌓인 불길한 기운을 감지한 적이 있는가?


- 누군가 말없이 멀어질 때, 나는 그 침묵을 그냥 지나친 적은 없었는가?


- 폭력이라는 결과보다, 그 전에 놓친 ‘감정의 징후’가 있었던 건 아니었을까?


- 나는 지금, 내 옆의 사람의 감정을 ‘들어보려는 자세’로 대하고 있는가?



구름이의 마지막 말

“주인님…
그날 그 학교에선
아무도 울지 않았어요.


그리고
울 수 없던 감정들이
복도마다 웅크리고 있었던 것 같아요.


전 그게 너무 슬퍼요.

무언가가 터지기 전엔

아무도 그걸 보지 않았다는 게…”



폭력의 원인을 말하지 않음으로써,
당신 스스로 묻게 만드는 영화

지금 너의 학교, 거리, 관계 안에
혹시 말해지지 않은 감정의 기운이 느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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