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기어를 거꾸로 넣고 달린다 사랑과 삶 되감기10

하아... 다시, 또다시 흰색의 소나타

by stephanette

기억은 기어를 거꾸로 넣고 달린다

- 후진의 감각으로 바라본 사랑과 삶 10편


엄마는 나와 같이

'심각하게 거대한 대문자 E'이다.

그래서 요즘도 수백 명의 사람들과 교류하고

강의를 하고

상담을 한다.


글쎄, 난 그저 그게 본성이라고 생각한다.

엄마의 세례명은

기도로 성을 구한 성녀이다.

그래서

난 엄마가 전생에 '기도로 성을 구한 대장군'이라고 생각한다.


거대한 엄마의 존재감으로 인해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당연하게 생각하고 살았다.

비관론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아빠의 옵세시브 하고 매우 J타입을 내가 그래도 후천적으로 물려받아서

50000% 노력해서 일에 몰입했듯이,

엄마의 그런 존재감으로

밥벌이의 지겨움을

내 인생의 수많은 고통들을

그런지도 모르고 살아왔다.

그렇게 사는 게 당연하니 그렇게 살아왔다.


나는

왜 마음 한 구석에서는 내 마음대로 살고 싶었을까?

나는 첫사랑을 만나서

'자유'에 대해서

알았다.


객관적으로 보면,

그는 그냥 평범한 남학생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당시의 나에게는

자유로움 그 자체였다.


저녁 무렵의 하늘을 보고

그는 시조를 읊어보자고

그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가.

낮에 종이를 접어서

태양빛의 파장을 관측한다고

뭐 그러던 친구이다.

그저 같이 하던 그 시간에

그가 해맑게 웃고

내가 가벼워지는 것이 좋았다고 하자.


그러던 그를

이유도 모른 채

잃었다.


지금도 연유는 모른다.

다만,

남성의 성장 서사에서

성장의 여정을 가기 위해서는 여자를 떠나야 하니까

그랬겠거니 그렇게 이해하고 있다.


딱히 그와 이별을 하지 않고 지냈다면

사소하고 별 것 아닌 일들로 헤어졌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루어지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

내가 갈망했던 것을 얻고자 하는 넘치는 그 에너지로 인해서

나는 매우 오랫동안 고통을 겪었다.

그게 무엇인지 알지도 못하면서


사랑이라고 명명하기에는

난 내가 어떤 사람인지도 몰랐고,

나를 들여다볼

자신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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