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과 감성의 그 언저리인가?
나의 본업은 농부이다.
씨앗에 들어있는 성장가능성을 매우 냉정하고 정확하게 읽는 능력이 있다.
농부의 전공은 감성보다는 이성 쪽에 더 가깝다.
나의 두번째 업은 인공지능, 신산업 관련 강의, 개발, 코칭, 자문 등과 관련되어 있다.
본업이든 두번째 업이든 다 이성 쪽의 일이다.
감성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교운기를 맞이하여,
일중독에서 벗어나고자 일에 대한 몰입과 열정은 내려놓았다.
굳이 하고자 하면 못할 것도 없으나, 쉬어야할 때라고 생각한다.
예전 같았으면,
매년 몇십개 팀의 프로젝트 개발을 코칭하느라 밤새가면서 일을 하고 있겠지만,
올해는 시간이 남아돈다.
그래서 책을 읽거나 글을 쓴다.
신나서 할 수 있는 재미난 것에 대한 글쓰기를 하는 중이다.
생산적이냐고 물어본다면 잉여의 잉여라고 생각한다.
감정과 관련된 요즘의 글쓰기는 취미생활이다.
그러니까, 완전히 그 이전에 하던 일과는 상관없는 일을 하고 있는 셈이다.
사실, 성장과정에서 길러진 것(통제적이고 완벽주의의 일중독자)과
나의 본성은 매우 차이가 있다.(감정중심의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영혼)
요즘은 그걸 하나로 통합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다층적 실재를 감각하고
환영 위에 진리를 적어 넣는 방식으로 글쓰기를 하려고 하고 있다.
지금 하고 있는 글쓰기가
미래의 언젠가
많은 사람을 위한 에너지로 쓰이면 좋겠다는
막연한 바람은 있다.
아직 어디로 갈지는 잘 모른다.
"미래는 이미 여기 와 있다.
단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도달한 것은 아니다."
"The future is already here
— it's just not evenly distributed."
- 미래학자, 윌리엄 깁슨(William Gibson)
정보와 기술에 접근할 수 있는 이들에게는
미래가 일상이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은 과거를 살고 있다는 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