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흡혈귀의 처세술 7

몰입은 아름답지만, 나를 삼킬 수도 있다

by stephanette

내가 하는 일이 나인 줄 알았을 때 벌어지는 일들


일에 몰입한다는 건 멋진 일이다.

성과도 좋고, 성장도 빠르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 일'이 '나 자신'처럼 느껴지기 시작하면, 경계가 흐려진다.


일이 잘되면 우쭐하고,

일이 틀어지면 존재 자체가 무너지는 감정이 몰려온다.

누군가 일에 대해 피드백하면, “나를 부정하는 것 같다.”는 감정이 튀어나온다.


그때 우리는 일이 아니라 ‘정체감’을 지키려 싸우는 전쟁에 들어간다.

그 전쟁은 소모적이고, 보상도 없다.


기억할 것:

일은 나의 일부이지, 나 전체가 아니다.

일이 틀어져도 나는 틀린 사람이 아니다.

내 자아는 일에 기대지 않아도 괜찮을 만큼 단단해질 수 있다.


몰입은 무기가 되지만,

정체감이 되면 약점이 된다.


자신이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사람들이 아는 것은 좋지 못하다.

약점을 만방에 알리고 다닐 셈인가.


설령, 원해서 하는 일이라고 해도,

자신의 신념을 위해 하는 일이라고 해도

아니, 그러니까 더더욱

위에서 시켜서 할 수 없이 하는 일이라고 외부에 말할 수록

잘 진행된다.


늘 말하지만,

내가 원하는 것을

세상은 반대한다.

세상 모든 사람은 반대한다.

어째서냐고?

네가 성공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니까.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하는 건 멋진 일이다.

하지만 그 일이 나의 전부가 되는 순간,

누군가 그 일을 비판하는 말 한마디에 내 존재가 무너진다.

일은 내가 세상에 내보내는 표현일 뿐,

내 존재 자체는 아니다.

“내가 원하는 걸 말하지 말라”고?

그래. 세상은 네가 진짜 원하는 걸 알게 되는 순간,

그걸 약점으로 쥐려 한다.

그래서 흡혈귀는 말을 아낀다.

원하는 것을 묻는 이에겐 웃으며 말한다.

“그건… 아직 몰라요.”


부하직원은 괜찮다고?

네가 월급을 주는 것이 아니니

넣어두자.

부하직원에게는 위에서 시킨 일이라고 자주 주지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아니면, 그 모든 불만은 너에게 쏟아질테니까.

참, 그 불만은 직접 들을 수는 없을거다. 나중에 알게 되겠지.

keyword
작가의 이전글흡혈귀의 처세술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