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인 향수를 좋아한다. 미래에 만날 그의 향기
겨울이라는 계절을 사람으로 태운다면,
그는 그런 얼굴을 하고 있을 것이다.
말없이 조용한 이마,
눈매는 서늘하고,
손끝엔 약간의 냉기가 흐른다.
하지만 그는 그런 자신의 차가움을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사람.
그래서일까. 그가 문득 웃을 때,
그 미소는 전혀 예상치 못한 따뜻함으로 내 심장을 어지럽힌다.
나는 그런 남자를 좋아했다.
적당히 거리를 두고,
무언가를 끝까지 말하지 않으면서도
가끔 모든 걸 들여다보고 있었던 것처럼 말하는 사람.
그가 던지는 한마디에 마음이 휘청인다.
그 말이 따뜻해서가 아니라,
그가 따뜻하지 않은 줄 알았기 때문이다.
그의 향기는 오히려 진실했다.
첫눈이 내리기 전,
도시의 공기 속에 섞인 흙냄새,
손에 닿는 니트의 잔향,
그 모든 것이 말 대신 그의 곁을 설명해 주었다.
차가운 얼굴을 하고 있지만
그가 있는 공간만은 묘하게 포근했다.
마치 나만이 알아챌 수 있는 겨울 햇살처럼.
사람이 향으로 기억되는 일이 있다.
그가 입고 있던 애쉬드 브라운의
부드러운 촉감의 코트,
그가 지나간 엘리베이터,
그와 악수했던 손등 위에 남겨진 잔향.
그 모든 것은 시간의 틈새에 묻혀 있다가,
어느 겨울날,
어디선가 불쑥 다시 나를 찾아온다.
이건 단순한 취향이 아니라,
나의 감정이 배어 있는 기억이다.
그는 나에게 사랑이었을까?
아니, 사랑이라는 말보다는,
한 계절을 통째로 통과한 어떤 감각에 가까웠다.
그가 따뜻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의 차가움이 내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그러니까—
나는 아직도 그런 사람을 찾는다.
차가운 얼굴로 따뜻하게 웃는,
겨울 남자.
나의 심장을 가장 은밀하게 어지럽히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