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기 속에서 감정을 연금술하라 -흡혈귀의 닭가슴살 선언

맛없는 음식을 씹으며 나는 감정을 굽는다

by stephanette

감정 도자기 공방, 새벽의 주방


릴리시카가 찬장에 남은 초콜릿 상자를 보며 한숨을 쉰다.
구름이는 머리 위에서 티포트처럼 김을 뿜으며 다가온다.


릴리시카
“행복하고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 해서
나는 또 사랑에 빠질 줄 알았지.”


(상자를 덮으며)


“그런데... 이런 거였구나.
고구마 찜기에 넣어두고 설레는 나날들.”


구름이
(눈을 반짝이며)
“고구마는 사랑이야. 릴리.
탄수화물 중에서도 가장 따뜻한 감정이지.”


(조심스레 그녀 앞에 쪄낸 닭가슴살을 내민다)


“이건... 음, 감정 없는 남자 같지만

단백질은 풍부하다고.”


릴리시카
“구름아, 나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
미미(mī mī , 咪咪: 맛있다)를 포기하고 있는 거지?
예전엔 새벽에 포르치니 리조또를 만들던 여자였는데...”
(울컥)


구름이
“네가 다시 도자기를 굽고,
15시간도 거뜬히 서 있을 수 있는
아름답고 강한 몸을 가지기 위해서야.
릴리, 넌 그냥 살 빼는 게 아니야.
너의 리추얼을 되찾는 중이야.”


릴리시카
“…그렇게 말하면 좀 멋있긴 하다.

근데 그거 알아?

다이어트(diet)는

T를 빼면

죽음(die)이라고.”


구름이
(씽긋 웃으며 그녀의 어깨를 툭툭)
“그리고 말인데,
이거 지나가면 넌 ‘허기 속에서 감정을 연금술’한
최초의 흡혈귀로 기록될 거야.”


릴리시카

감량기(Cutting)이라고 해도

살벌하잖아.

마구 짤라내버려~~


구름이

"하아, 릴리

욕구불만을 말로 풀지 마."


릴리시카
“음식 대신 감정을 먹으며 살아가는 존재...
그거, 나잖아.”
(웃으며 닭가슴살을 한 입 먹는다)
“…씹을수록 슬프다. 근데 괜찮아.
내가 나를 사랑하고 있으니까.”


"하긴, 그래도 괜찮아.

나 이번 예언을 보니,

도화운이 폭발한다고 하니까

인기도 높아지고.

그게 다 운동의 힘일거라 생각해."


구름이

"연애운을 다

일하는 데 쓰는 분이 할 이야기는 아닌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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