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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 Dec 16. 2020

002. 모범생의 삶, 너는 행복했니?

결혼을 고민하는 너에게_ 결혼 전 생각해보면 좋을 것들

인생의 과업이란 무엇일까? 모든 순서와 시기가 정해져 있다고 생각했다.  

탄생, 뒤집기, 배밀이, 기어다니기, 일어나기, 걷기, 달리기, 옹알이, 엄마라고 말하기,

모국어를 말하고, 쓰고, 읽고.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되고,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취업, 결혼, 출산, 자녀 교육, 자녀 결혼.......?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당신의 인생과업 중 어디까지 완성했는가?


어릴 때에는 이 모든 순서와 시기가 정해져 있다고 생각했다. 

순서와 시기를 지키는 것이 매우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아주 당연하게 모든 과업을 충실하게 이행해왔었다.

엄마들이 걱정하는 아기의 발달순서도 엄마를 전혀 걱정시키지 않고 차근차근 지켰고,

학교를 다니는 내내 모범생으로 살아왔다.

어릴 때부터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칭찬 받는 것이 좋았다.

칭찬은 내가 과업을 하나하나 수행해 나가는 데에 엄청난 원동력이 되었다.

나중에 칭찬이 내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다시 이야기하겠지만, 

나는 과업의 완수가 칭찬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빨리 깨달았고,

나는 칭찬을 받기 위해 나의 과업을 매우 충실하게 수행했었다.
삶의 과업 중 시기를 지키지 못한 것이라고는 대학 입시뿐이었다. 재수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수라는 것은 꽤 많은 사람들이 해 왔고, 내 주변에서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의 자존감에 큰 상처를 줄만큼 커다란 과업 실패는 아니었다.

그래서 재수를 한다는 것 자체는 충격이었지만, 

재수를 하는 그 시간은 나의 자존감이나 자존심에 큰 문제를 주지는 않았다.


과업의 시기는 정해져 있을까, 꼭 해야할까

그 때에는 내가 당연하다고 여기며 수행해 온 모든 일들이 인생의 과업이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

그냥 내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같은 시기에 같은 목표를 가지고 비슷한 일을 하고 있었고, 

부모님도 그렇게 살아왔던 것 같았다.

부모님이나 선생님이나 주변 어른들도 그것 외의 삶의 길을 보여준 적이 없었다.

그 당시 보고, 경험한 것이 오로지 나의 세계였다. 

그 모든 것들을 내 주변 사람들과 비슷한 시기에 해 나가는 것이 나에게는 너무 당연했을 뿐이다.


생각해보면 그 당시에는 어느 시기가 되면, 

인생 과업 중 일부는 실행 여부나 실행 시기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전혀 몰랐던 것 같다.

지금도 인생의 과업 시기나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정답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어느 날 갑자기 인생의 과업 시기를 늦춘 혹은 과업을 선택하지 않은 나의 의사결정에 대해 후회한다면, 

그 때에서야 과업에 대한 정답을 다시 생각해 보겠지.


지금 나는 이 나이에 해야 하는 취업이나 일정한 직업적 지위, 

결혼이라는 과업에서 일반적인 길로부터 한발자국 -혹은 여러 발자국일지도 모르겠다- 벗어나 있는 상태이다.

그리고 나는 지금 인생의 과업 시기, 인생의 과업 실행 여부는 어느 시기가 되면 선택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 선택에 따라서 발생하는 결과는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나의 선택에 의한 것이기에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한다.

 


Q of OUTRO

되짚어 생각해 본다.

내 친구들과 같은 시기에 같이 이루었던 과업들, 부모님과 선생님들이 보여주었던 

그 과업들을 충실하게 이루면서 나는 얼마나 행복했을까?

나는 그 당시에 그 과업들에 대해서 나의 선택권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해서 

왜 단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그 과업들을 열심히 이루어 왔던 그 시기까지 나는 행복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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