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퍼즐(puzzle) 같지만

“차가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있어요.”-첫째, 이야기(2)

by 스테파노

고객(김 경미, 가명, 여, 36세)의 꿈 내용


❲꿈속에서 고급 벤츠 차를 몰고 신이 나서 어디론가 가는 중이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차가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있어요. 아무리 차를 정상으로 조정하려고 운전대를 이리저리 움직여도 차는 내 생각과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거예요.


차에는 귀한 바이어가 타고 있었어요. 그 손님을 목적지까지 잘 모셔야 하는 데 차는 나의 의지와 관계없이 엉뚱한 길로 가고 있으니 당황했지요. 브레이크도 고장이 났는지 말을 안 들었어요. 두려웠어요.


윗사람으로부터 손님을 잘못 모셨다고 나무람을 당하는 것이 더욱 두려웠지요. 나는 벌로서 좌천되어 한직으로 쫓겨나게 생겼어요. 그런 상황을 벗어나려고 애를 쓰나 결국은 사고가 났지요.


손님도 찰과상이지만 다치고 나도 약간 다쳤지요. 벤츠 차도 엉망이 되고, 나는 한직으로 쫓겨나고, 참으로 한심한 상황이 되었어요. 그러다 꿈에서 깨어났지요.❳


질문한 몇 가지 사항들


박사는 김 경미 씨의 꿈 이야기를 들으면서 분석 작업지에 들은 말 중에 추가로 메모할 사항을 보완했다. 분석 작업지는 어디까지나 분석할 때 빼놓지 않으려는 의도에서 작성할 뿐 실제로는 거의 그대로 되는 일은 없다. 박사의 질문은 고객의 답하는 내용에 따라 수시로 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사는 분석 작업지의 궁금 사항에 연결되는 방향으로 항상 주의를 기울여 질문하기 때문에 놓치는 사항은 별로 없다. 분석 작업지는 고객의 꿈 내용을 그대로 반영한 줄거리로써 박사는 보완하고 설명하기 편하여 습관적으로 분석 작업지를 작성한다.


꿈 분석 작업지


1. 꿈을 꾸고 난 후 떠오르는 생각과 느끼는 기분은?

2. 고급 벤츠 차의 의미?

3. 차가 가는 방향과 내가 몰고자 하는 방향과 어긋났다는 사실은 무슨 의미일까?

4. 유난히 손님을 잘못 모셨다고 심하게 걱정하는데 그것은 무슨 이유일까?

5. ‘사고가 났다’란 사실은 무엇을 의미할까?

6. 한심한 상황은 무엇을 의미할까?

7. 여러 한심한 상황 중 머리에 두고두고 떠오를 한심한 상황은 무엇이며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박사는 “이 꿈을 꾸고 난 후 어떤 기분 또는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라고 묻는다.


경미 씨는 “꿈에서 두렵고 무서웠지요. 항상 한심한 상황이 나에게도 생기는 것이 아닐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결국은 ‘생기는구나’라고 생각했지요. 꿈에서 깨어난 이후에도 정말 그런 상황이 오면 ‘어떡하나?’에 대한 걱정으로 두려웠지요.”라고 대답한다.


박사는 “그렇군요, 사고로 이어질까 불안해하고 많이 걱정했는데 비록 꿈이지만 진짜로 사고가 났으니 혼자 스스로 한심하다고 느꼈겠군요.

그런데 얘기하신 한심한 상황을 쉽게 말한다면 어떤 상황일까요?”


경미 씨는 “전에 수없이 겪었던, 그러나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은 수치스러운 환경에 또 놓이게 되는 상황 같은 것이죠.”라고 말한다.


박사는 “그렇군요. 한심한 상황은 수치스러운 상황으로 이해해도 되는군요.

그런데 말씀하신 한심한 상황이 사고로 다치는 등 여럿 있었는데 그중에서 어떤 상황이 두고두고 마음에 걸릴까요?”라고 묻는다.


경미 씨는 대뜸 “한직으로 물러나는 것이지요. 능력도 없는 사람이라고 수군거리지 않겠어요? 지금은 팀장으로서 여성은 나 혼자뿐이고 밑으로 남성 직원들이죠. 그 남성 직원들은 나이도 어리고 업무를 배우는 처지라, 나는 큰소리치며 근무하고 있는데 다른 곳으로 쫓겨나면…, 수치스러움에 하루도 못 견딜 것 같아요.”라고 대답한다.


박사는 “그렇군요, 현실에서 지금은 능력을 으쓱대며 대외에 과시하고 지내는데 그런 상황이 바뀔까 봐 두렵군요.

그런데 경미 씨는 수치스러움에 매우 예민한 것 같이 말했는데 전에 겪은 수치스러움에 관해 얘기해 줄 수 있나요?”라고 조심스럽게 또 묻는다.


경미 씨는 “(괴로운 듯이 숨을 몰아쉬며) 입사 시험을 볼 때요. 시험성적이나 인성 검사에서는 통과했으나 면접에서 실패를 수없이 당했지요. 3년간이나 여기저기 서류를 넣고, 면접 보고, 끝에 가서는 떨어지고…. 매번 꿈에 부풀었다가 산산조각이 나는 기분을 아마 모르실 거예요. 그것도 3년씩이나. 더욱이 아무리 노력해도 된다는 보장이 없으니 자꾸 절망스러운 마음만 생기고….


일이 거칠어서 야리야리한 여성으로는 곤란하다나 뭐라나, 억지로 위안을 주지만…. 운 좋게 지금 다니는 이 회사에서 뽑아주어 다행이지만, 지금 여기서도 여성 팀장은 나 혼자뿐인걸요.”라고 한탄 조로 말한다.


박사는 “그렇군요, 여성 팀장은 혼자이고 또 아까 말했듯이 아래 남성 직원들에게 큰소리치며 근무하는데 남성 직원들이 차고 올라올까 봐 긴장하며 살고 있군요.


그런데 남성 직원들과 일의 방향 때문에 혹시 트러블(trouble) 같은 것은 없었나요?”라고 묻는다.


경미 씨는 “트러블요? 트러블이 있을 수 없지요, 내가 윗사람이란 권위로 트러블이 생기지 않게 조금 강압적으로 일하다 보니.”라고 대답한다.


박사는 “경미 씨가 보기에 실제로 트러블이 될 만한 상황이 여러 번 있었는데 그때마다 트러블이 안 생기도록 경미 씨가 막았다는 얘기인가요?”라고 묻는다.


경미 씨는 “그렇지요, 가뜩이나 남성 직원들이 올라서려 하는 데 그것을 방치하면 저의 지위가 흔들리지 않겠어요? 윗사람으로서 과시가 심하다고 느끼시겠지만 그렇게 해야만 윗사람으로 인정하고 대접할 테니까요.”라고 대답한다.


박사는 “그렇군요, 경미 씨는 윗사람으로 인정받기 위해 부득이 트러블이 생길 수 있는 여지를 막아 왔군요.

그런데 꿈속에서 차 사고가 난 이후에 한심한 나의 모습을 보고 경미 씨는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라고 묻는다.


경미 씨는 서글픈 표정을 지으며 “꿈이라 다행이지만 어쩌겠어요, 만약 그런 일이 생긴다면 수치스러우나 그런 한직이라도 감사하며 살아갈 수밖에요. 남들한테 그런 모습을 보여주기도 싫고, 어디 가서 속 시원히 털어놓을 수도 없지만…. 다른 직장으로 옮길 수도 없는데요.”라고 말하며 조직 생활의 비애를 넌지시 읊어댄다.



꿈 해석


박사는 경미 씨에게 꿈 해석을 해준다.


박사는 “벤츠 차는 신분의 상징이지요, 벤츠 차를 몰고 유유낙낙하게 간다는 의미는 현실의 삶보다 훨씬 나은 생활을 하고픈 과시 욕구가 밑에 깔려 있지요.”라고 말한다.


또 이어 박사는 “누구나 과시하고픈 생각이 있으므로 그럴 수 있지요. 그러나 기본적으로 과시 욕구가 너무 크면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항상 구름 위에 떠서 생활하는 것처럼 되지요. 이를테면 공주병에 걸렸다고 할까?, 공주처럼 남성들을 거느리고 살아가는 모습을 무의식 중에 바라고 있는 거지요.”라고 말한다.


경미 씨는 “맞는 것 같아요, 남성 직원들을 거느리고 큰소리치며 살아가는 나의 모습을 내세우고 싶고, 때로는 그렇게 실제로 하기도 하고.”라고 수긍한다.


박사는 이어 “꿈속에서 차가 경미 씨 뜻대로 가는 것이 아니라 운전대가 제 마음대로 움직여 엉뚱한 방향으로 간다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바로 무리하게 직원들을 강압적으로 내리눌러 직원들의 방향과 내 방향이 어긋났다는 뜻이지요.


직원들 편으로 중심추가 옮겨갔기 때문에 차의 방향을 아무리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바꾸려 해도 말을 듣지 않지요. 다시 말하면 아래 직원의 불만이 한계에 이르러 폭발되기 직전이라는 의미이죠.


차는 사는 집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현재의 신분, 삶의 수준, 삶에 대한 만족감 등을 표현하지요. 그중에서 차는 움직이는 것이니 매일매일 부닥치는 일 등을 겪으면서 살아가는 모습을 나타내지요.”라고 말한다.


박사는 계속하여 “경미 씨가 매일매일 일에 부닥치는 모습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직원들로부터 너무 독불장군같이 아랫사람을 무시한다고 불평하는 모습이지요. 그런데 경미 씨는 이것을 모른 체하며 경미 씨 뜻대로 일하지요.


그 결과는 어떻게 나타날까요(?). 꿈속에서처럼 차 사고가 발생하지요. 사고는 무슨 의미일까요(?), 직원들이 뭉쳐서 다 같이 반발하는 상황 같은 것이 사고이지요.


경미 씨의 마음 깊숙이 있는 무의식 세계에서는 ‘그렇게 하면 안 될 텐데, 만일 아래 직원이 반발하면 누적된 불만이 터질 텐데, 그러기 전에 빨간 경보등을 켜야겠구나.’라고 인식한다고 볼 수 있지요. 그래서 꿈으로 꾸어 사고가 발생한다고 알려주고 있지요.”라고 박사는 꿈을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경미 씨는 이따금 한숨을 쉬며 그저 아무런 말 없이 듣기만 한다.


박사는 “경미 씨는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은 수치스러운 상황 즉 한심한 상황을 없애려 애썼지요. 그래서 과거에 겪었던 수치스러움을 잊고 살려고 수치심을 안 받은 척, 고집 센 척, 강한 척, 남성들을 마음대로 호령하는 척, 고급 차를 타고 멋있는 척, 척하는 삶을 살고 있지요.

하지만 그 결과는 꿈속에서처럼 한심한 상황 즉 수치스러운 상황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지요.”라고 말한다.


경미 씨는 “그러면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살아야 그런 긴장된 꿈을 꾸지 않을까요?”라고 시무룩한 표정으로 묻는다.


박사는 “어렵지 않습니다. 척하는 삶을 안 살면 되지요. 그런데 경미 씨는 그러기 쉽지 않다고 생각하겠지요?”라고 경미 씨의 대응하는 말투를 기다린다.


경미 씨는 우울한 표정을 지으며 “척하는 삶을 벗겨낸다! 지금까지는 떵떵거리며 기운차게 살았는데 갑자기 살 의욕이 없어지는 것 같아요. 삶의 의욕을 살리면서 천천히 하는 방법은 없나요?”라고 묻는다.


박사는 ‘저항인가?’ 생각하다가 “만약에 매일 매 순간 수치스러운 상황에 빠질까 두려워하며 산다면 경미 씨는 견딜 수 있겠어요? 견디기 어렵지요. 또 만약에 수치스러운 상황이 싫어서 척하는 삶을 과시하며 산다면 어떻게 될까요? 꿈속에서처럼 사고가 발생하지요.

척하는 삶의 내용을 쭉 메모해 놓고 한 달에 한 가지씩 계획표를 만들어서 천천히 실천하는 방법은 있지요.



여하튼 수치스러움은 열등감의 일종입니다. 경미 씨는 ‘살면서 수치스러움이 없을 수가 없지.’라고 수치심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그리고 나의 마음을 시야가 확 트인 높은 나무에서 황새가 내려다보듯 넓게 보아 수치심을 작게 여기는 것이 중요하지요.”라고 말한다.


경미 씨는 “천천히 계획표대로 척하는 삶을 줄여가고, 앞으로는 황새처럼 넓은 시야로 내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아 수치심을 작게 여기며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이지요.”라고 머릿속에 기억하려는 듯이 되뇌며 말한다.


박사는 경미 씨가 기억하기 좋게 “인생관의 관(觀) 자, 관람하다 관(觀) 자 등은 ‘자세히 보다’란 뜻인데 황새 관(雚)과 볼 견(見) 자가 합한 글자이지요. 즉 ‘황새가 보다’라는 뜻이지요.


시골에서 살았을 때 보면 황새는 시야가 확 트인 높은 나무를 골라 앉아서 멀리서 유심히 물고기나 개구리가 많이 움직이는 곳을 살펴보지요. 그리고는 잽싸게 장소를 옮겨 원하는 것을 잡아먹지요.


주변에 늘 복작거리는 문제에 신경을 쓰다 보면, 또 어떻게 하면 남성 직원들이 나의 지위에 흠이 가지 않도록 막을 수는 없을까에 온 신경을 쏟으면 넓은 시야로 자기 마음을 보지 못하지요.


‘사고가 발생할지도 모르는데’라는 꿈의 경고를 늘 잊지 말고 내 마음을 높은 곳에서 넓게 보아 시야를 넓히는 것이 필요하지요.”라고 말을 맺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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