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연구원을 뽑다

-꿈은 퍼즐 같지만 (3)

by 스테파노

김 연구원과의 첫 만남


드디어 주 박사는 꿈 해석을 도와줄 연구원과 면담했다. 김 교수 추천으로 온 김현미 씨는 현재 상담심리학 박사과정에 있으며 심리상담과 꿈 분석에 관해 연구 중이다. 주 박사는 김 교수와 통화로 김현미 씨에 대해 짧게 몇 마디하고 끝냈다.


김 교수는 김현미 씨에 관해 사물을 보는 눈이 남다르므로 꿈 분석을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주었다. 또 김 교수는 그녀의 남편이 외도 문제로 가정 분란을 일으켜 작년에 이혼했다는 사실을 얘기해주었다.


주 박사는 아마도 아픈 상처가 곪지 않도록 옆에서 잘 보살펴주라는 뜻이 숨겨져 있는 것 같았다. 김 교수의 성품으로 보아 남의 아픈 사정을 털어낼 사람이 아닌데 얘기하는 것을 보면. 주 박사는 외도 문제이면 상처가 오랫동안 깊이 남아 있을 것이니 빨리 아물 수 있도록 신경 써 주겠다고 답해주었다.


주 박사는 김현미 씨와 인사를 나누고 바로 꿈에 관해 질문했다.

주 박사는 “왜 꿈에 관해 관심을 가졌나요?”하고 물어보았다.

김현미 씨는 “꿈은 우리의 내면세계를 보여주는 어떤 끈 같아서요.”라고 대답한다.


박사는 꿈에 관한 소양을 조금 더 알아보려는 듯이 “방금 말한 내용을 더 좀 설명해줄 수 있나요?”하고 또 질문한다.

김현미 씨는 “꿈은 어떤 일을 잘 해내고자 우리 몸에서 발버둥 치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봅니다.”라고 대답한다. 말이 단답형 식으로 자꾸 짧아진다. 실수를 안 하려는 듯 조심스러운 태도가 몸에 배어있는 것 같다.


박사는 “우리 몸이 발버둥 친다? 뜻이 생소한 느낌이 드는데요. 그 내용을 조금 더 자세하게 얘기해줄 수 있나요?”라고 ‘자세하게’라는 말을 일부러 넣어서 묻는다.


김현미 씨는 “제가 심리상담을 해주는 20대 후반의 여성이 있어요, 그 여성의 꿈을 볼 때 그런 생각이 들어요, 그 여성은 여러 사람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는 꿈을 자주 꾸었고 최근에도 꾸었지요.”라고 말한다.


박사는 “그래서요?”라고 추임새를 넣으며 이야기를 재촉한다.


김현미 씨는 “꿈속에서 그 여성은 여러 사람으로부터 폭행당하는 등 괴롭힘을 받지만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못하고 그저 무서움에 떨지요. 그 여성은 ‘나에게 벗어나기 위한 힘을 주세요, 나 좀 이 구렁텅이에서 구해주세요’하고 발버둥 치는 것 같았어요.”라고 말한다.


박사는 “그렇군요. 발버둥 치다가 그런 의미가 있었군요. 그러면 과거에 심하게 겪었던 고통이 미래에도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줄까 봐, 꿈은 벗어나기 위한 힘을 찾게 경고적 기능을 한다는 뜻인가요?”라고 물었다.



김현미 씨는 “그렇다고 보아야지요, 꿈을 꾸는 그 여성에게 위험한 상황을 알게 하지요. 또 꿈은 과거의 폭행을 당한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한 힘을 찾도록 계속 알람(alarm)을 울리는 것 같아요. 제가 발버둥 친다고 말한 의미는 벗어나기 위한 힘을 찾아 절절하고 애타게 갈구하는 모습을 나타낸 것이고요.”라고 대답한다.


박사는 “꿈 해석을 위해서는 꿈꾼 사람의 처지, 상황 등에 공감하려는 의지가 매우 중요하지요. 김현미 씨는 그런 면에서 공감 능력이 돋보이는군요.


그런데 종전에 그 내담자 여성의 꿈에서 폭행당하는 고통을 벗어나기 위해 알람을 울린다고 하셨는데 꿈의 알람 역할을 상담 중에 어떻게 확인하셨는지 좀 더 알고 싶군요?”라고 묻는다.


김현미 씨는 “그 여성 내담자는 처음 저를 만났을 때부터 평소에 꿈자리가 나빠서 잠도 잘 자지 못한다고 하소연했지요. 또 그 여성은 뭐를 하고 싶은 의욕도 안 생기고 억지로 추슬러 무엇을 하려 해도 곧 싫증으로 포기한다고 말했지요.


그런데 그러한 시기에 그 여성은 중학교 시절 친구들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등 괴롭힘을 당하는 꿈을 자주 꾸었어요. 제 생각으로는 꿈의 알람 역할은 이런 것 같아요. 즉 그 여성이 싫증으로 포기를 밥 먹듯이 계속 그렇게 한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요?


뻔합니다. 과거 학창 시절에 여러 사람으로부터 폭행당하던 암울하고 희망도 없는 그 시절로 돌아가게 되지요. 그 점을 명심하라고 결코 기억하기 싫은 과거의 사건 즉 괴롭힘을 당하는 사건을 꿈을 꾸어 생생하게 알려주는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박사는 김현미 씨의 사물을 보는 눈이 남다르다는 김 교수의 평가하는 말을 곰곰 생각해본다. 또 박사는 실수를 안 하려는 듯한 완벽주의의 태도를 염려했던 자기 생각이 기우였음을 알고서 안심했다.


박사는 김현미 씨의 말에 동의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그 여성 내담자에게 정말 무기력한 모습으로 사는 것이 좋으냐? 그렇다면 경고 하마, 잊고 살고 싶었던 과거의 고통스러운 기억이 생각나게 꿈으로 보여주마, 그래도 현재같이 무기력한 삶을 살래, 아니면 기운을 차릴래, 뭐 이런 뜻인가요?”라고 이야기하듯 묻는다.


김현미 씨는 “네, 맞아요. 꿈의 세상은 나쁜 습관 내지 나쁜 행동을 안 하도록 기를 써서 말리지요. 그 방법으로 과거에 경험했던 쓰라린 기억을 되살리는 꿈을 꾸어서 끊임없이 고통을 주어 경고장을 던져 주는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박사는 “김현미 씨 아니 김 연구원으로 부르는 게 좋겠군요. 김 연구원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꿈의 알람 기능은 어떤 경우에도 꾼 사람을 더 낫게, 더 좋게 하는 것이죠. 이 연구소에서도 꿈 해석할 때 방금 김 연구원의 생각을 빼고 더함이 없이 그대로 존중하고 인정합니다.”라고 말한다.


박사는 또 “꿈으로 계속해서 반복해 꾸면 언젠가는 또 어떻게든 깨달아 벗어나기 위한 힘을 끄집어내지요. 이를테면 그 여성 내담자의 경우 물어물어 김 연구원을 찾아갔다는 사실은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꿈자리가 나빠서 찾아간 것도 있지요.


여느 보통 사람이 꿈자리가 나쁘다고 상담자를 찾아오기란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지요. 그 여성의 경우 학창 시절에 겪은 고통을 거의 10년이 넘게 지금까지 꿈속에서 괴롭힘을 당했잖아요? 꿈속에서 당한 괴롭힘을 물리치게 할 수 있는 힘을 얻기 위해 김 연구원을 찾아온 것이죠.


희망 등 새로운 유익한 관심으로 마음을 채울 수 있을 때 그 나쁜 기억을 벗어날 수 있지요. 그 여성의 경우, 꿈의 알람 기능은 전에 겪었던 왕따 생각에 머물러 있지 말고 어서 빨리 새로운 유익한 관심으로 마음을 채워 주십사 바라는 것이죠.”라고 말한다.


박사는 이어 “그런데 그 여성의 심리상담은 진행 중인가요, 끝났나요?”라고 묻는다.

김 연구원은 “진행 중이지요, 현재 상담하고 있는 그 여성의 꿈 해석을 위해서도 도움을 받고 싶고 꿈 분석도 연구하고 싶었지요.”라고 말한다.


박사는 “꿈은 무의식 세계에서 꾸나 그 꿈의 내용은 의식 세계의 사건 등에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지요. 우리가 늘 생각하고 느끼는 의식 세계와 연결고리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지요.

그 여성의 경우 왕따 생활에 따른 후유증으로 그런 꿈을 꾸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지요. 꿈에서 원인 제공자로서 역할을 하는 ‘여러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자세하게 질문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 같네요. 만약 아직 확인하지 않았다면.”이라고 얘기한다.


박사는 또 “왕따 문제의 가해자를 자세히 묻는 것은 혹시 그 내담자 여성에게 상처를 덧나게 해주는 것이 아닌가 걱정해서 묻지 않고 피할 수 있지요.

그러나 ‘여러 사람’이라고 애매하고 두리뭉실하게 그냥 넘어가면 무서운 사람들을 더 무섭게, 더 두렵게, 더 큰 존재로 키울 수 있지요. 그럴수록 실체를 명확히 있는 그대로 얘기하도록 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지요.”라고 말한다.


김 연구원은 그 여성의 꿈에서 언급하였던 ‘여러 사람’에 관해 그냥 주변의 사람들이겠거니 하고 그냥 넘긴 사실을 인정한다.

김 연구원은 “다음에는 ‘여러 사람’이라고 불특정 한 대상으로 얼버무리지 말고 조금 더 자세하게 어떤 인물인지 구체적으로 캐물어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한다.


박사는 또 “그 여성 내담자의 경우, 새로 맺는 사람과의 사귐에서 그때의 아픔을 떠올리며 자신보다 힘이 강한, 상황 장악력이 높은 사람에 대해 매력을 느낄 수 있지요.

아마도 같은 또래의 여성에 대해서는 믿음이 많이 떨어졌을 테니 자신을 지켜 줄 새로운 남자 친구를 찾겠군요. 남자 친구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들어 보세요.”라고 말한다.


박사는 김 연구원에게 함께 일하게 되어 반갑다고 말한 후 “꿈 해석을 원하는 남성분이 조금 있으면 오지요. 꿈 분석을 배우고 싶어 하는 연구소 소속 연구원으로 소개할 테니 같이 들어보시고 의견이 있으면 나누어 봅시다.”라고 말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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