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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파노 Nov 10. 2022

선택

그녀는 사건 현장을 직접 보아야 직성이 풀린다.

재미있는 일이 든, 섬찟한 일이 든, 굳이 찾아가서 눈으로 확인해야.      


차를 운전하고 가다가도 사건 현장이 있으면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없다.

주변에 정차해서 어떤 사정인지 확인한 후에야 돌아온다.      


그녀는 좋게 말하면 내막을 알아야 모호함도 가시고 

그때 상황에 맞는 어떤 필요함도 느낄 수 있어 

사건 현장을 지나치지 않는다고 한다.     


그 남자는 악마의 냄새가 나는 섬찟한 장소는 가능하면 피한다. 

도로 옆에 사건 현장이 있어도 

가능하면 피하고 보려 하지 않는다.      

사건 현장은 제2의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그는 좋게 말하면 알고 싶은 욕구보다는 안전성을 중시하고 

필요함을 느끼기 이전에 사건에 연루되는 것이 싫기 때문이다.     


그녀는 그를 보고 ‘위험 소심증’이라고 놀리고

그는 그녀를 ‘재미 과다증’이라고 놀린다.


이처럼 종종 부딪칠 때도 있지만 

그런대로 그들 부부는 삶을 의미 있게 살아간다.     


이들 부부처럼 모든 일은 선택이 가능하다. 

선택 없이 당연히 해야 마땅한 일은  

‘살인하지 말라’ 등 강행 규정에 나오는 것 이외는 웬 만 하면 없다.     


위험 소심증이 있는 그에게는 

위험 부담을 가능하면 줄일 수 있는 안을 선택할 것이며  

재미 과다증이 있는 그녀는 

가능하면 많이 알아야 하는 안을 선택할 것이다.     


그러나 선택에는 책임이 따른다. 

위험 소심증이 있는 남자에게는 

필요한 것을 알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한 책임이 있고

재미 과다증에 있는 여자에게는 

불측의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      


우리는 책임을 감내하고 선택을 하며 매일의 삶을 이어간다. 

잠시 멈추는 것과 길게 멈추는 것, 

즉 적시성과 신중성은 어떻게 선택하면 좋을까?

다음번에 이 문제로 이들 부부는 티격태격하며 하루를 이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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