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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파노 Dec 18. 2022

미래주의자와 과거 주의자

-시간으로부터 해방 #3

집사람은 미래주의자라기보다는 과거 주의자의 성향이 많다. 집사람은 불확실한 미래보다는 오늘을 의미 있고 즐겁게 보내기를 원한다. 

말이 오늘이지 금방 과거로 변할 오늘을 의미 있게 보내자고 하니. 과거 주의자 성향이 확실하다. 어떻게 될지 모르는 미래보다는 자금 이 시간이 중요하다고 주장하니.      


반면 나는 오늘이 잠시 고통스러워할지라도 지금보다는 훨씬 나아질 미래를 위해 살자는 주위이다. 늘 상 이문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해보지만, 언제나 평행선을 가는 것처럼 답이 없다. 그러나 나는 나의 미래 주위자 성향을 다시 점검해보는 기회가 있었다.      


심리학을 다 늦게 공부하는 중에 지금-여기서(here & now) 개념에 나도 모르게 빠져들고 말았기 때문이다. 나는 언제부터인가 ‘미래를 위해서는 지금 이것을 해야만 해’라고 자신을 다그친 경우가 많았다.     


공공연히 직원들 앞에서 ‘미래에 대한 패션(열정)이 없는 사람은 정말 싫다’라고 대외에 소리치는 경우도 많았다. 또 ‘미래를 위해서 나는 그것을 꼭 필요로 한다’라고 나를 윽박질렀다.     


돌이켜보면, 이런 면들이 나의 내면을 옴짝달싹 못하도록 억제했다는 것을 이제는 알 것 같다. ‘해야만 한다, 꼭 필요로 한다’를 바꾸어서 ‘나는 그것을 하고 싶다, 나는 그것을 간절히 원한다’로 했더라면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내 주변을 보았을 것이다.     


내 행동과 내 머리는 ‘미래에 00이 되어야만 한다’라고 다그치지만 내 마음속 감정은 ‘바로 여기에서, 바로 지금’이 중요하다고 아우성을 치는 것을 몰랐다. 집사람이 오늘을 의미 있게 보내자고 말하던 것을 지금은 머리로서가 아니라 가슴으로서 이해한다.      


세상에는 아네모필형이나 호로니스트형 같은 ‘자기가 맞다’라고 주장하는 주제가 많이 있을 것이다. 어느 논리가 우세하든 흔히 우리는 ‘맞아, 하지만…’이란 여운을 남기고 승자의 논리만 남는다.      


심리학 책에서는 이런 양극화된 주제들은 통합으로 가는 길을 모색해야 마음속 평화가 온다고 한다. 통합까지는 험난한 길이겠지만 상반된 면을 이해하고, 상반된 면이 이해되었음을 실제로 말로써 상대방에게 표현할 수 있으면?      


평행선을 가야 하는 문제는 웬만큼 풀릴 것이다. 이를테면 ‘어제 얘기했던 당신의 말뜻을 이제 이해할 것 같아. 그렇다면 오늘을 중시하며 살려면 어떻게 할까?’라는 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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