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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Jun 30. 2019

직장인 심리학이 뭐예요? 먹는 건가요?

직장에서 마주하는 실전 심리학!

"전공이 뭐였어요?"


직장엔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 다양성은 사무실에서 소멸한다. 고만고만한 비즈니스 캐주얼을 입고, 너도 나도 엑셀과 파워포인트를 들여다보고 있으니 다양성이란 단어는 존재하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그나마 업무 스타일에 따라 어느 정도의 성격을 유추해내지만, 직장에 들어오기 전까지의 모습과 개별적인 특성에 대해서는 생각해내기가 쉽지 않다. (그럴 여유도 없고.)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가끔 대학교 때 공부했던 전공을 묻는다. 직장에서 하는 일과 전공의 일치성은 찾아볼 수 없다지만, 그래도 그것을 알아내면 어떤 관심사라도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실낱같은 희망 때문이다. 문과인지, 이과인지. 어학 쪽인지 공대 쪽인지 등을 들으면 그나마 이야기할 거리가 좀 더 생긴다.


"저는 심리학을 전공했습니다."


사람들의 반응이 재미있다.

"앗, 그럼 제 마음을 읽는 것 아니에요?", "말조심해야겠네."라며 열에 아홉은 가슴 쪽을 자신들의 손으로 가린다.


그럼 나는, 익숙한 듯 대답한다.

"영문과라고 영어 완벽하게 하는 것 아니고, 정치학과 나왔다고 정치 잘하는 게 아니잖아요. 걱정 마세요!"


그리곤 같이 웃고 말지만, 어쩐지 조금의 경계심은 남아 있는 듯하다.


직장인 심리학?


심리학의 범위는 넓다.

사람의 마음이 작용하는 그곳은 여지없이 심리학의 범위가 된다. 전공 수업을 배울 땐 분명 '직장인 심리학'은 없었다. 그나마 비슷한 과목을 꼽으라면 '조직 심리학' 정도가 되지 않을까.


'직장인 심리학'은 전문 용어가 아니다. 

그저 내가 생각해낸 말인데, 돌아보니 대학교 때 배웠던 심리학 전공 수업보다 직장에서 사람의 마음에 대해 더 많이 그리고 깊이 공부한 것 같아서다. 심리학은 지혜의 메스로 자신의 내면을 해부하는 학문이라 하는데, 직장 생활을 하면서 나는 수 백번 내 마음을 해부해야 했다. 그것이 지혜의 메스로였는지는 모르겠다. 뜯겨 나간 영혼의 살점들 사이로 그것을 봐야 했을 때도 있고, 총 맞은 것처럼 가슴속에서 흘러나오는 내 마음의 것들을 목도하기도 했다.


분명한 건 대학에서 배운 것이 이론이라면 직장에서 마주하는 상황들은 실습, 아니 실전이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직장생활을 하면서, 직장과 직장인의 생리를 알고 나니 보이는 것들도 더 많다. 잊고 있던 심리학적 지식들이 떠오른다. 원치 않는 해부지만, 내 마음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겼다. 더불어, 나를 괴롭히는 말들과 사람, 상황들에 대해서도 감정적으로 우선 반응하기보단 메시지를 읽고 관찰하려 노력한다.


난, 진정한 심리학 공부를 직장에 와서야 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직장인 심리학'이란 또 다른 강의를. 때론 내가 직접 수업을 진행하기도 하고, 수강을 하기도 하며, 관찰을 하면서 말이다. (그것도 월급 받으면서.)


그렇다면 '직장인 심리학'이란 뭘까?

나는 아래와 같이 정의하고 싶다.


직장생활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감정의 문제를 심리학적 이론을 통해 설명하고, 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직장인들이 더 나은 직장생활을 해나가는데 도움을 주는 실전 심리 기술.

- 스테르담 -


그렇다.

만만치 않은 직장생활을 잘 버텨내기 위한, 이겨내기 위한, 생존하고 성장하기 위한 방법이다. 그리고 그 기술의 기반은 사람의 마음이고, 보다 중점적으로 '나'를 좀 더 이해할 때 가능하다. 직장을 심리학의 눈으로 새로이 바라보고, 나의 상황은 어떠하며 다른 사람들의 보편적이고도 특수한 감정과 행동양식을 이해하려 노력할 때, 비로소 우리는 직장인 심리학의 출발 선에 서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심리학 이론을 모두어도 직장 생활에서의 갈등은 막을 수 없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살아가는 데 있어 필요한 수많은 정보를 '지각(知覺)'하고 '인지(認知)'하는데 그것들을 받아들이는 시작점부터 노력한다면 갈등을 최소화하거나 그 충격을 온전히 받아들일 준비를 할 수 있다. 그와 동시에 그러한 충격을 경험 삼아 자아실현의 길목으로 들어설 수도 있다고 나는 믿는다. 나의  마음속 '의식'과 '무의식'은 그러한 경험들을 그냥 지나가게 두지 않기 때문이다. 내 마음을 잘 들여다본다면, 얼마든지 어떠한 경험이든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할 에너지로 승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그것이 바로 '직장인 심리학'이 목표하는 바이자 모든 직장인과 함께 고민하고 싶은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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