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우리네 삶은.
잠깐 멈추라 합니다.
뭘 위해 이리 바쁘게 가냐고 묻습니다.
생각해 봅니다.
그래, 무엇 때문에 이리 바쁘게 가고 있을까?
전력질주만을 하다 숨이 턱까지 차올라 멈춥니다.
우리네에게 있어 멈춘다는 것은 큰 두려움입니다.
비로소 멈춰 봅니다.
비로소 보입니다.
달려온 길이 보이고.
달리고 있는 길이 보이고.
저 앞에 달려야 할 길이 보입니다.
전력질주를 멈춰보니,
드디어 주위가 보입니다.
저 멀리 드넓은 초원과
한가로이 풀을 뜯는 양과 소.
그리고 마침내 들리는 찬란한 바람소리.
이렇게 네덜란드는 나에게 멈춰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는 둘러보라고 말합니다.
비가 자주와 힘들다는 내게 말합니다.
비가 자주 오면 무지개를 볼 수 있는 날이 더 많을 수 있음을.
내가 바라고 바라던,
부러워하고 부러워하던,
초원 한 가운데 서 있는
그림 속의 그 사람이 바로 나라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은 듯 나에게 속삭입니다.
다시 힘을 얻어 뛰기 시작합니다.
조금씩 속도를 내고,
전력 질주를 또 해야 하겠지만,
언제라도 잠시 멈추어 주위를 볼 수 있는,
일상을 깨달을 수 있는 Sign을 수시로 보내는 이 곳.
나는 지금 네덜란드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