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우리 해석만이 난무할 뿐이다.
우연은 필연의 다른 이름이냐고
고개를 들어 나는 묻는다.
우연으로 인해 일어나는 수많은 일들을
당최 나는 설명할 수가 없고, 받아들일 수도 없기 때문이다.
절대자의 섭리라며 덮어두고 싶지만서도
어쩐지 우연은 그의 손아귀를 벗어난 듯 보인다.
그로 인해 절대자는 의심을 허했다.
믿음이 약한 건 우리만의 잘못이 아니다.
좋은 사람에게 좋은 우연이
악한 사람에게 나쁜 우연이 생긴다면 그 의심은 덜하겠지만
삶의 경험은 언제나 의심을 더 부추길 뿐이다.
그러나, 좋고 나쁜지는 누가 아는가.
우연이라고 생각하는 건 사실 우리의 해석에 지나지 않는다.
누군가 열심히 노력하여 만든 필연을 우리는 우연으로 치부하기도 하고
우연히 일어난 일에도 그것을 돌이켜보아 필연이라며 제 멋대로 해석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달리 물어야 한다.
필연은 우연의 아우성이냐고.
아니다. 됐다.
애초에 그 질문들은 부질없다.
우연과 필연은 존재하지 않으며
오직 우리 해석만이 난무할 뿐이다.
우리는 그저 오늘도 소란한 마음을 어르고 달래어
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에 집중하면 된다.
허공에 떠다니는, 난무하는 해석이 아닌
나에게로 침잠하는 묵직하고도 자기분열적인 자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