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순간엔 마음 편한 쪽으로
선택의 순간엔...!
지금 보다 직급이 낮았던 때, 해외 출장지에서의 주말이었다.
업무 협의 차 모인 임원 분들이 잠시 짬을 내어 짧은 코스로 골프를 즐겼다. 그리고 이어진 저녁 식사. 식사가 끝나고 결제를 하려는데 의견이 반반으로 갈렸다. 한 임원분이 오늘은 주말이지만 업무 시간이 더 길었고, 잠시 골프를 즐긴 것이니 회사 비용으로 처리를 하자고 하셨다. 다른 한 분은 그러지 말고 그냥 개인 비용으로 처리를 하자고 하셨다. 개인 비용을 제안하신 분이 가장 연장자였으므로, 비용 방법은 자연스럽게 개인 비용으로 이루어졌다.
마침, 그분을 공항으로 모셔다 드리게 되었는데, 차 안에서 나지막한 조언을 듣게 되었다.
"자네, 아까 그런 경우에서는 말이야. 몸이 불편하냐, 마음이 불편하냐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봐. 마음이 불편한 일은 피해야 해. 차라리 몸 불편한 게 낫다고."
살다가 보면, 깨달음이 전광석화와 같이 올 때가 있다.
그분은 '말이야...'란 어법을 쓰셨음에도 나는 토씨 하나 남기지 않고 그 조언을 마음에 새겼다. 바로 얼마 전에도 비용처리를 어떻게 할까 판단하기 애매한 경우가 있었는데, 그 순간에 들었던 불편한 마음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생각보다 직장에선 업무적인 일이든 아니든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는 경우가 많다.
마음 불편한 것 보다,
몸 불편한 쪽을 택하는게 백 번 천 번 낫다!
요즘은 회식이 많이 줄었지만, 직장인을 힘들게 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회식 문화다.
원하지 않는데 끝까지 가야 하는 2차, 3차는 곤욕이기 때문이다. 곤욕이란 이야기는 억지로 간단 뜻이며, 억지로 간단 이야기는 모든 상황을 무시하고 혼자만 그곳을 빠져나오기가 뭐 하다는 것이다. '뭐 하다는 것'에 대해 풀이를 해보면, 그것은 결국 '불편한 마음'으로 해석될 수 있다.
회식에 가기 싫어 거짓말을 하거나, 없던 약속을 잡는 경우.
당장 몸은 편할 수 있겠지만, 나 없이 진행되는 회식 시간 내내 마음은 불편할 것이다. 혹시, 오늘 안 가서 불이익이 있는 건 아닐까? 갈 걸 그랬나? 나만 빠지니까 좀 그런가? 다음 날, 삼삼오오 해장한다며 뭐라도 마시러 가면 왠지 소외되는 느낌을 가질 수도 있겠다. 그러니 사람들은 회식에 대해 궁시렁 거리면서도 끝까지 남아 있는 것이다.
이런 마음이 들 바엔, 차라리 회식을 가는 게 훨씬 더 낫다.
아니면 정말 진지하게, 마음 불편해하지 않던가.
이런 경우도 있다.
당장 나 편하자고 내가 해야 할 일도 하지 않거나 회피하는 것. 당장 편한 몸 이후에 오는 후폭풍은 각자의 몫이다. 팀원이나 유관부서 사람들의 태도가 달라질 것이고, 나에 대한 평가는 말하지 않아도 좋지 않은 쪽으로 변질될 우려가 높다. (물론, 이렇게 해놓고도 마음 불편해하지 않는 강심장인 사람들도 있긴 한데, 이 글은 그런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요는, 차라리 몸 불편한 걸 택하자는 생각을 따르면, 나중에 이르러 마음이 편해진다는 걸 알게 된다는 것이다.
'아무도 모르는데 오타나 잘못 작성된 표를 그냥 놔둘까? 나중에 들키면 어떡하지?'
추천: 마음 불편할 거면 귀찮아도 바꾸는 게 맞다.
'이 정도는 법인 카드로 구매해도 되겠지? 근데, 나중에 혹시라도 진단에 문제 되면 어쩌지?'
추천: 마음 불편해할 거면 속 시원히 그냥 내 돈으로 산다.
'환송해야 할 사람이 있는데, 나 하나 안 간다고 해도 괜찮겠지? 좀 그런가?'
추천: 가서 얼굴이라도 비춘다. 오히려 새롭게 알게 되는 사람이 생길 수도 있다.
'아, 저 일 받으면 귀찮은데, 팀원들에겐 좀 그렇지만 팀장님에게 빼 달라고 할까?'
추천: 그냥 내가 한다고 한다. 그렇다고 일이 안 오는 것도 아니고, 팀장도 삐딱하게 볼 가능성이 높고 팀원들도 알게 되면 그 선택은 자충수가 된다. (차라리 가만있거나.)
'상사에게 질문을 받았는데, 대충 둘러댈까? 그러다 나중에 사실이 아닌 걸 알게 되면?'
추천: 솔직하게 모른다고 한다. 내내 불편한 마음보다 푸닥거리 한 번 하는 게 낫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그리고 선택은 '순간'이다. '순간'의 선택이 나의 많은 것들을 좌우한다.
그러니, 생각할 겨를도 없이 선택을 해야 할 때가 있다면 자신만의 기준이 있어야 한다.
그 기준은 오랜 경험에서 나오고, 몸소 느껴보면서 그 기준을 강화하게 된다. 미리 알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그 기준을 다시 한번 더 한 문장으로 요약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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