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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Nov 02. 2020

글럼프가 왔을 때 우리가 돌아봐야 할 것들

가장 중요하게 살펴봐야 하는 것은 '내 목소리'다.

글쓰기 + 슬럼프 = 글럼프


삶에는 굴곡이 있다.

그 굴곡엔 이유가 없다. 원하지 않아도 올라갈 때가 있고, 원하지 않아도 내려갈 때가 있다. 삶이 힘든 이유다. 더 고달픈 건 올라가야 할 때 늘어지고, 늘어지면 안 되는데 기어이 바닥을 뚫고 나를 내려치고 마는 슬럼프의 몽니다.


나는 '글쓰기는 삶 쓰기다'라고 줄곧 말해왔다.

그렇다면, 글쓰기에도 분명 슬럼프가 개입되고 만다. 가뜩이나 반갑지 않은 손님을 삶에서도 만나고, 글쓰기에서도 만나야 하는 운명이 얄궂다.


그러나, 슬럼프는 말 그대로 급락하는 것을 말하므로 급락하는 우리는 어느 높이에 있었다는 역설을 깨닫는다.

그렇다면 그 역설은 참으로 반갑다. 슬럼프는 내가 글쓰기를 시작했으니 온 것이다. 시작하지 않았다면 오지 않았을 것이기에. 반갑지 않은 손님이 준 역설은 삶을 다채롭게 하는 재주가 있다.


그러니, 글럼프의 등장에 너무 주눅 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글럼프가 왔을 때
우리가 돌아봐야 할 것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럼프는 쉽지 않은 존재다.

자칫하다간 인생의 소중한 시간 어느 한 부분을 무기력하게 보낼 가능성이 높다.


특히 글럼프는 상당히 괴롭다.

글쓰기를 다짐하고 아무런 시작을 못하거나, 기어이 책상 앞에 앉았지만 멀뚱히 앉아 아무것도 써 내려가지 못하는 자신을 마주하는 일. 당최 뭘 써야 할지,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는 막연함과 남들은 잘 쓰고 있는데 나는 왜 이러고 있을까 하는 자괴감과 열등감.


그럴 땐 돌아봐야 한다.

슬럼프가 주는 역설에 집중해야 한다. 

"아, 뭔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구나." 
"아, 내가 뭔가 방향을 잘못 잡고 있구나."


우선, 아래 표를 보고 우리가 돌아봐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하나하나 살펴봤으면 한다.


글럼프 때 돌아봐야 할 것들 by 스테르담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은 '글의 방향'이다.


내 글의 동기와 내 글의 소재.

그것들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어디로부터 오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말 그대로 'Inside out'이 되어야 한다. 내 이야기들을 차곡차곡 모아 밖으로 퍼뜨려야 한다. 글의 소재 또한 나의 생각과 느낌을 토대로 확산시켜야 한다. 나는 이것을 일컬어 '나를 관통하는 글쓰기'라 한다. 머리로 차갑게 사색하고, 마음으로 따뜻하게 데워 내어 놓는 글. 그러할 때 그 글은 누군가에게 열렬히 읽히는 글이 되고, 공감과 위로 그 자체가 된다.


이것이 반대가 되면 글럼프가 오거나, 반대로 글럼프가 왔기에 이 방향이 뒤바뀌는 경우가 있다.

'Outside in'은 매우 위험하다. 물론 독서를 하고 양질의 정보를 받아 내재화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Outside in'은 이와 결이 다르다. 글의 동기나 소재를 내 안이 아닌 밖에서 찾는 것. 그러니까, 내어 놓는 글쓰기가 아니라 채우려고 하는 글쓰기를 하는 것. 흰 여백을 채워야 한다는 강박, 누군가의 기대 수준을 맞추고 채워야 한다는 두려움 등. 


내 글의 방향은 어디로 흐르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가장 중요하게 살펴봐야 하는 것은 '내 목소리'다.


방향을 살폈다면 이번엔 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것은 누구의 목소리인가? 내 글엔 내 목소리가 진솔하게 담겨 있는가? 어디선가 읽은 인용구 이것저것을 늘어놓은 건 아닌지. 남이 봤을 때 창피하지 않은 글을 쓰지 않으려 내 목소리의 크기를 자꾸만 줄여가는 건 아닌지.


글쓰기가 삶 쓰기라면 다시, '삶'은 온전히 내 것이다.

내가 누구의 삶을 대신 살 수도 없고, 남이 내 삶을 대신 살아줄 수도 없다. 그러니 나의 글엔 '내 목소리'가 선명히 들어 있어야 한다. 감명 깊게 읽은 글이나 명언, 그리고 인용구들은 내 글 안에서 '주체'가 되어선 안된다. 그것들은 내 목소리를 내는데 도움을 주는 고마운 '객체'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아무리 하찮아 보이는 소위 말해 개똥철학이라도, 나는 그것을 당당하고 선명하게 말할 줄 알아야 한다.

어디선가 따온 멋있는 문구가 내 글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가장 자주 떠올려야 하는 건 내 글쓰기의 수명이다.


사실, 나는 글럼프가 오는 이유를 잘 안다.

조급함 때문이다. 남과 비교하는 열등감 때문이다. 삶이 그렇지 않은가. 빠른 길로 가려는 조급함과, 나보다 앞서 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열등감. 바로 책이 되지 않는 글을 써서 뭐하냐는 성급한 마음, 나보다 못 쓴 글인 것 같은데 조회수가 많거나 심지어는 책으로 나온 것에 대한 이상한 불만. 


조급함은 '근시안'에서 온다.

우리가 살아가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고, 저 멀리 산을 봐야 하는 이유다. 글쓰기는 꾸준해야 한다. 더불어 긴 호흡을 가지고 이어가야 한다. 빈도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일주일에 하나. 한 달에 하나를 써도 좋다. 긴 호흡일 때 사람은 편안함을 느낀다.


글쓰기는 꾸준한 긴 호흡이 되어야 한다.




앞서 삶의 굴곡엔 이유가 없다 말했다.

좀 더 확실하게는 이유가 없다기보단 우리는 그 이유를 모르는 것이다. 우리는 왜 태어났는지, 왜 살아가야 하는지 잘 모른다. 그럼에도 우리는 좀 더 나은 삶을 추구하며 살아가고 있다. 즉, 이유가 없고 이유를 잘 모르겠지만 우리는 삶에서 기어이 '의미'를 찾아내어 우리 삶을 살아 낸다.


그렇다면 글럼프의 의미는 뭘까?

내 글의 방향을 점검하고, 내 목소리를 내고 있는지 그리고 나는 긴 호흡의 글쓰기를 꾸준히 하고 있는지를 돌아봐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글럼프가 왔다고 힘들어만 하기보단, 나의 글쓰기를 돌아보는 소중한 기회로 삼아야겠다고 나 또한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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