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방은 집 현관에서 가장 안 쪽. 방 창문 바로 밖엔 다용도실이 있다. 세탁기가 우리 집 빨래를 머금고 토해내는 곳. 그 다용도실의 창문엔 어김없이 오늘의 햇살이 당도했다. 그렇게 도착한 햇살은 기어이 두 겹의 창문을 뚫어 내고 나에게 와 닿는다.
나에게 무대는 내 방 책상이다.
내가 글을 쓰는 곳. 내가 많은 것을 내어 놓는 곳. 그곳에서 나는 숨 쉬고 있음을 다시 깨닫는다.
소란한 한 주가 지난 주말 아침.
평일이라면 출근에 늦은 시간이지만, 주말이라면 꽤나 이른 시간에 나는 한 주의 피로를 곱씹는다. 그 과정은 멍하다. 무얼 했는지 모르게 지나가버린 시간을 돌아보면 '나'는 없다. 나를 위해 열심히 산 건데, 정작 나는 없던 그 한 주를 돌아보다 보면 문득 글이 쓰고 싶어 진다.
글을 쓰며 나는 숨은 그림 찾기에 나선다.
지나간 한 주를 글로 풀어내면 어김없이 거기에 있던 '나'를 발견한다. 그런 나에게 닥쳤던 일과 그에 대한 나의 반응을 적어 내려가며 '의미'를 찾아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