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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Dec 08. 2020

돌아보니 남는 건 꾸준함

오늘의 나는 어제까지 꾸준함의 결과란 걸 이제는 인정할 때가 됐다.

중년이 되고 나서부터 자꾸 뒤를 돌아본다.

머리를 돌려 뒤를 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돌아봄은 마음에서 일어난다.


돌아봄의 결과는 허탈함이다.

중년이란 타이틀은 이미 피할 수 없는데, 이루어 놓은 게 별로 없다는 생각은 스스로를 초라하게 만든다. 나보다 많은 것을 이루고, 나보다 빨리 무언가를 이룬 사람들. 혼자서 세상과 주먹다짐하고 있는 느낌이다. 나는 혼자고 비교의 대상은 여럿이니까. 그러다 지치면 어김없이 중년의 외로움은 비루한 몸과 마음을 엄습한다.


그렇다고 슬픈 건 아니다.

마음이 허탈하고 시리다고 해서 마냥 슬퍼할 수만은 없는 게 중년이다. 중년의 아이러니한 선물이랄까. 슬퍼할 겨를도 없이 중년은 일어나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먹고사는 건 멈춰 선 안된다. 절대 그래선 안된다.


허탈한 마음을 그럼에도 헤집어 본다. 

그래도 나에게 남은 무언가는 있지 않을까.


돌아보니 꾸준함이 있었다.

꾸준하지 못했던 게 꾸준함이라면 그것으로라도 족하다.


꾸준해야 한다는 자신과, 그렇지 못한 또 다른 나 자신이 아웅다웅하며 만들어 낸 잠시 잠깐의 꾸준함 또한 봐줄 만하다.

그 과정에서 무언가는 탄생하고 소멸했을 테니까. 그 탄생과 소멸 사이엔 자부심과 자책감이 있었을 것이고, 나의 마음엔 그 어떤 감정과 깨달음이 순환했을 것이다. 그 감정들을 고스란히 담아내어 놓은 글. 그러고 보니 나에게 남은 게 꽤 있긴 하다는 생각이다.


고개를 바로 잡아 앞을 본다.

위를 보고 옆을 본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고, 내어 놓은 글들이 있으며, 앞으로 가야 할 길이 있다.


사실, 누구도 스스로를 꾸준하다 자신 있게 말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숨 쉬고 살아가는 그 자체가 꾸준함이란 걸 사람들은 아니, 나는 잘 모른다.


오늘의 나는 어제까지 꾸준함의 결과란 걸 이제는 인정할 때가 됐다.


돌아보니 남는 건 꾸준함이다.

지금 여기 이곳에 있는 내가 바로 그 증거란 걸 나는 새삼 깨닫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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