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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Dec 16. 2020

삶은 첩첩산중

삶은 분명 그 어떤 의미를 첩첩하게 숨겨 놓았을 거란 기대와 함께.

오늘 내디딜 하루는 오르막일까 내리막일까.

매일 아침 눈뜰 때마다 나는 궁금하다. 더불어, 하루는 설레고 하루는 두렵다.


평탄한 길이 성공이라고 여겨지는 세상에서, 나는 그 길을 걸은 기억이 별로 없다.

내 앞에 놓인 길은 굴곡 그 자체다. 이 오르막을 지나면 좀 나아지겠지 하지만, 어김없이 다음 오르막은 삶 앞에 나타난다.


내리막길이라고 편한 건 아니다.

우리 삶에서 내리막길은 두 가지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편안함을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야망과 욕심을 버리고 내려오는 과정도 이에 해당한다. 전자가 내가 원한 내리막이라면 후자는 내가 원하지 않은 경사다. 게다가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골짜기는 깊어지고, 다시 올라야 하는 오르막은 더 높아지고 만다. 편하다고 마냥 좋아할 일도 아닌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평탄한 길에 미련을 갖는다.

'성공'이란 뜻을 빗대어 '탄탄대로를 달린다'라고 말하는 이유다.


이러한 길과 굴곡을 엮고 이으면 그 모양새는 결국 '산'이 된다.

삶은 첩첩산중이 아닐까란 합리적 의심이 성립되고 만다.


우리는 산에 오를 때 '정상'을 향한다.

그러나 오르고 나면 알게 된다. '정상'은 있되 '끝'은 없다는 걸. 오늘이 최고였든, 최악이었든. 내일이라는 산은 또다시 시작된다. 우리는 다시 오르고 걷고 내려오고 넘어지고, 잠시 평탄한 길을 걷다 또다시 오름과 내림을 반복할 것이다.


삶은 첩첩산중이 아무래도 맞아 보인다.

그렇다면 이왕 힘겨운 걸음 하는 것, 주위를 좀 둘러보자고 마음먹는다.


누가 이미 오른 정상을 보며 허탈해하기보단.

나보다 평탄한 길을 걷는 사람을 보며 시기 질투하기보단.


들풀도 보고, 높은 곳에서 경치도 보고.

내려감의 스릴도 맛보자고 말이다.


산을 오르는 것이 힘들다는 건 누구나 알지만, 그 과정에서 얻어지는 건강과 상쾌함 또한 모두가 알 것이다.

오르막길에서의 버티기, 내리막길에서의 즐기기. 잠시 평탄한 길에서의 여유.


어느 하나만 고르려 할 때 삶은 더 힘들어지니, 이 모든 걸 삶의 종합 선물이라 생각하며 하루를 맞이하려 한다.


삶은 분명 그 어떤 의미를 첩첩하게 숨겨 놓았을 거란 기대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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