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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Nov 25. 2021

예측하지 말고 대응해야지. 그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해.

이것이 과거와 미래를 아우르는 오늘의 내 선택이다.

내가 가장 미워하는 나는.

오늘의 나를 예측 못한 어제의 나다. 주식을 예로 들면 공감이 될 것이다. 오늘 이렇게 떨어질 줄 모르고, 어제의 나는 왜 그렇게 많은 돈을 들여 투자했을까? 원금 회복이 되면 다행이지만, 회복되지 않는 원금 앞에서 망연자실하는 경우가 많고 회복되더라도 그 긴 시간 동안 떠오르는 기회비용은 마음을 쓰리게 한다.


그 쓰린 마음이 어느 정도 진정되는 동안,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건 어제의 나를 벌레 보듯 보는 일이다.


주식은 단적인 예다.

오늘의 내가 후회하는 모든 일은 어제의 내가 벌여 놓은 일이라는 공식이 성립된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지 않고 있거나.

내가 이루고 싶은 꿈을 이루지 못하고 있거나.

지난날의 선택이 오늘의 나를 힘들게 하고 있거나.


사실, 이러한 모든 증오와 분노는 미래를 예측 못했다는 절망감에서 나온다.

그러나 이 세상 그 누구도 미래를 예측할 순 없다. 예측한 것이 맞아떨어졌다고 한들, 그것은 전체가 아닌 부분일 가능성이 높고 한 번 맞췄다고 해서 그것이 지속될 리도 없다. 


구글의 수석 경제학자인 할 배리언은 그의 논문에서 '프레즌트-캐스팅 (Present-Casting)'이란 개념을 소개했다.

어설프게 미래를 '예측'하지 말고 현재의 추세를 분석해 미래에 '대응'하자는 의미다. 구글은 전 세계 어느 기업보다도 고객 데이터를 풍부하게 가지고 있는 기업이다. 소위 말해 '빅데이터'로 할 수 있는 무궁무진한 것들이 있을 텐데, 미래 예측이 아닌 현재를 토대로 대응해야 한다는 게 그들의 결론인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껏 무엇으로 미래를 예측해 왔을까?

내가 가진 데이터는 내 경험과 느낌적인 느낌이 다일 것이다. 거기에 그날의 기분과 욕구이라는 변수가 범벅이 되어 내 선택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내 기분 하나, 내 마음 하나 예측하지 못하는 데 대체 무엇을 예측하여 그것을 100% 맞춘다는 말일까?


오늘의 내가 안타까운 건, 어제의 나 때문이 아니다.

어제의 나는 오늘의 내가 잘 되기를 바라며 무언가를 선택하고 행했을 것이다.


그 결과를 받아 드는 건 오늘 나의 몫이다.

그 예측이 어느 정도 맞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무엇을 선택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선택한 게 중요한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내가 해야 할 것은 과거의 나를 탓하는 게 아니라, 그 선택으로 인한 과정과 결과를 오롯이 그리고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어제의 나를 탓하는 것은 '나'라는 존재가 중심에서 벗어나 있다는 걸 의미한다. 


과거의 내가 선택한 일이 이러한 결과를 만들었으니, 그렇다면 지금의 나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나'를 중심에 두는 방법이다. 그래야 과거와 미래는 온전하게 공존할 수가 있다. 가뜩이나 과거는 후회로 가득 차 있고, 미래는 불안하기만 한데. 중심을 잡지 못하면 나는 흔들리기만 하다 생을 마감하게 될 것이다.


어제 내가 투자한 어느 한 종목은.

오늘의 내가 부유해지길 바라며 한 선택일 것이다. 결과에 따라 팔랑이며 그 선택을 탓하는 게 아니라, 주가가 떨어지면 물타기를 하면 되고, 올라가면 불타기를 하면 될 것이다. 둘 중 무엇 하나라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그저 기다리는 수밖에. 중요한 건, '나'라는 존재를 중심에 두고 그 모든 과정을 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설프게 예측하려는 오만을 내려놓기로 한다.

어제의 내가 한 선택을 평가하기보단, 그 과정과 결과에 직접 달려들기로 한다.

오늘의 선택이 내일의 나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되, 무얼 선택하더라도 내가 선택한 그것을 소중히 여기기로 한다.


예측에 실패한 나를 탓하기보단, 어떻게든 대응하려는 나를 응원하면서.

이것이 과거와 미래를 아우르는 오늘의 내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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