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매력이자 이루 설명할 수 없는 오묘함이다.
글쓰기는 참으로 묘하다.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저명한 작가가 되자고 마음먹지 않았는데도 기어이 오늘도 자판을 두들긴다.
아는지 모르겠다.
쓰지 않고는 못 배기는 그 기분. 그래서 손가락 끝이 간질간질한 그 느낌. 자판 아래 용수철의 반작용을 느끼며 한 글자 한 글자를 적어 나가는 것이 삶의 희망이 되었다.
나는 내어 놓는 글쓰기를 앙망한다.
기교를 부리고 전후 맥락을 다 따져 기승전결을 논하는 글도 때론 필요하지만, 내가 추구하는 글은 날것 그대로의 것이다. 날것 그대로를 봐야 말하고 싶은 걸 스스로 간파하고 관통할 수 있다. 날것 그대로여야 다양한 요리를 할 수 있으며, 그것은 각자의 고유한 삶의 레시피가 된다.
글쓰기의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나를 다독이는 데에 있다.
어수선한 생각과 정리되지 않는 마음은 글쓰기를 통해 일목요연해진다. 때론, 글쓰기 그 자체가 치유가 되기도 한다.
나는 힘든 일이 있거나, 마음에 상처를 받으면 곧바로 글을 쓴다.
한 글자 한 글자. 그것들이 모여 이루어내는 문장들. 어떤 단어를 내어 놓고, 어떤 문장을 이어갈까 고민하다 보면 어느새 근심과 걱정은 저 멀리 하나의 점으로 귀결된다. 나를 압도하던 것들이 한없이 작아지고, 작아진 그것들을 이어 보면 내가 가졌던 근심과 걱정은 오히려 내 다음의 갈 곳을 알려 주는 소중한 신호가 된다.
글쓰기는 단어와 문장의 연속과 반복이다.
그러나 그것들이 저절로 써지진 않는다. 또한 단어와 문장은 손가락의 힘만으론 이어질 수 없으며, 그렇다고 그것들이 생각과 마음으로부터만 오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그 시작점은 무엇일까?
바로 삶이다. 삶은 기억과 추억, 아픔과 기쁨 등. 희로애락을 다 포함한다.
그 느낌과 감정이 결국 글자 하나가 되고 단어가 되며 비로소 문장이 되는 것이다.
내 삶을 어찌하면 좀 더 잘 표현할까 하는 즐거운 강박에 빠져들다 보면, 그렇게 근심 걱정은 상대적으로 작아진다.
그러니까, 글쓰기는 '몰입'이라는 순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무엇에 몰입하느냐에 따라 우리 삶의 질은 좌우된다.
쉬운 몰입으로 향하면 이것은 '중독'이 되지만, 가치 있는 몰입을 지향하면 그것은 '생산'이 된다.
근심을 잊으며 무언가를 생산할 수 있다는 건 얼마나 멋진 일인가!
이것이 바로 글쓰기의 매력이자 이루 설명할 수 없는 오묘함이다.
오늘도 난 이렇게, 글자와 문장들을 내어 놓으며 근심과 걱정을 하나의 점으로 만들고 있다.
한 글자, 한 문장에 몰입하면서.
글쓰기로 우주정복을 꿈꾸는 브런치 작가들이 모여 팀라이트가 되었습니다.
팀라이트 매거진에는 매월 한 가지 주제를 선정하여 각양각색 이야기를 작가님들의 다른 시선과 색깔로 담아 갑니다.
이번 달 주제는 '글쓰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