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공> 저자가 바라보는 '조용한 퇴사'

'조용한 퇴사'는 어느 하나의 '결괏값'이 아니라, '과정값'입니다.

by 스테르담
Quiet Quitting?


'조용한 퇴사 (Quiet Quitting)'은 미국 20대 엔지니어 자이드 펠린의 틱톡 영상을 통해 널리 알려졌습니다.

펠린은 "(조용한 퇴사는) 주어진 일 이상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그만두는 것"이라며, "일은 당신의 삶이 아니다. 당신의 가치는 당신이 하는 일의 결과물로 정의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우선,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그의 말에 공감이 가는지. 또는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는지를요.


공감과 갸우뚱을 가르는 건, 나이나 직급 그리고 각자에게 놓인 저마다의 다른 상황일 겁니다.

예를 들어, '기성세대'는 이를 못마땅히 여길 것이고, '요즘 세대'는 열렬히 공감할 것이며, 직원을 이끌어 가야 하는 사업체 오너는 이러한 트렌드가 달갑지 않을 게 자명하겠죠.


중소기업중앙회가 소셜/ 온라인 미디어 등 2019년부터 2022년 5월까지 3년 5개월간 요즘 세대의 취업 관련 데이터 26만 개 이상을 분석한 결과, 20~30대 직장인의 26%가 자신의 '근무시간'에 가장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뒤를 이어 '자기 성장 가능성'이 21.3%, '급여 수준'과 '조직문화'가 각각 17.3%, 13.1% 수준이었는데요.


흥미로운 건, 2019년 데이터에서는 '자기 성장 가능성'이 40.5%를 차지하고 있었단 겁니다.

그러니까 같은 세대 안에서도, 다른 가치가 떠오르고 생각과 패턴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회사 내에서의 성장보다는, 내 삶을 더 주도적으로 살고 싶다는 갈망이 더 드러나고 있는 것이죠.


닥치고 달려야 했던 시대에서,
유연한 근무의 시대로


'조용한 퇴사'가 가능해진 이유는 시대의 변화에 기인합니다.


먼저, 성장의 시대엔 이유 불문하고 달려야 했습니다.

말 그대로 닥치고 하라는 것을 해야 했습니다. '성장의 시대'는 '배고픈 시대'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먹고사는 것'이 제1의 가치였습니다. 수많은 열매를 따낼 수 있던 시대이기도 하지만, 당장 눈앞에 놓인 배고픔을 해결해야 했습니다. 그러니, 워라밸은 커녕 인격조차 후순위로 밀린 그런 때였습니다.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매슬로우 욕구 이론은 유효하지만, 어쩐지 그 방향이 뒤바뀐 모양새입니다. 자아실현이나 자기 즐거움이, 먹고사는 욕구를 능가합니다. 재미없으면 퇴사하는 시대. 기성세대가 요즘 세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겠죠. 하지만, 크게 노력해도 떨어지지 않는 열매. 점점 멀어져만 가는 집값. 회사에 헌신해봤자 헌신짝만 될 것이라는 합리적인 의심. 주 5일은 물론, 주 4일만 해도 돌아가는 업무와 시스템. Covid19로 가속화된 유연 근무 등.


마음만 먹으면 '조용한 퇴사'가 정말로 가능해진 시대입니다.


'조용한 퇴사'의 '명'과 '암'


그렇다면 '조용한 퇴사'는 좋은 트렌드일까요?

언제나 그렇듯, '좋고 나쁨'은 그 누구라도 완벽히 판단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판단은 오롯이 각자의 몫이죠. 그에 따른 책임도 각자의 것이고요. 더불어, '명'과 '암'은 항상 같이 존재하듯, '조용한 퇴사'에도 '좋은 점'과 '나쁜 점'은 공존합니다.


우선, 아래 그림을 보시고 더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시죠.

직장인 현황 4분면 by 스테르담


직장에서의 내 상황은 '회사에 대한 비전'과 '주어진 일'에 대한 태도로 구분될 수 있습니다.

회사에 대한 비전이 높으냐 낮으냐. 내게 주어지는 일에 적극적이냐 소극적이냐. 결론부터 말하면, '조용한 퇴사'는 3 사분면에 속해 있을 때 떠오르는 생각일 겁니다.


사실, 펠린이 먼저 이야기를 꺼내서 그렇지 '조용한 퇴사'는 언제나 늘 직장인들과 함께였습니다.

저는 앞서 '조용한 퇴사'가 '트렌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트렌드'는 돌고 돕니다. 때론 거대한 파도가 되기도 하고, 또 때론 찻잔 속 태풍이 되기도 하죠. '명'과 '암'을 오가며, 개개인은 고민하고 깨닫고 또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


저는 <직장 내공>에서 '워라밸'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워라밸'은 단어 그 자체의 순서를 따라야 하는데요. 'Work' & 'Life'에 대한 'Balance'를 스스로 맞춰가야 합니다. '워라밸'을 오해하는 많은 사람들은 ('Work'를 등한시하며) 'Life'에만 치중되어 있습니다. 주중이 행복하지 않은데, 주말이 행복할 수 있을까요? 일과 삶의 균형은 회사의 몫이기만 할까요? 평균대에 올랐을 때 양팔을 벌리고 균형을 잡아야 하는 건, 바로 나 자신임을 알아채야 합니다. 더불어 '균형'은 고정값이 아니라, 좌우로 흔들리며 중심을 찾아가는 변동값입니다.


그렇다면, 때로는 '일'에 무게 중심을 더.

또 때로는 '삶'에 무게 중심을 더 두어야 하겠죠.


저는 '조용한 퇴사'가 무척이나 영리한 결정이라는 생각입니다.

무책임하게 당장 퇴사하는 게 아니니까요. 감정적으로 쉽사리 퇴사를 선택한 사람들은, 다시금 취업을 하고 퇴사만을 꿈꾸는 '짓'을 반복합니다. 이 과정에 내 성장은 없습니다. 그러나, '조용한 퇴사'가 지속된다면 나 자신의 의욕 저하는 물론, 맡은 일만 한다는 생각이 이기적으로 변질되어 다른 사람이나 조직에 피해를 줄 수도 있게 됩니다.


즉, '조용한 퇴사'는 '명'과 '암'이 분명하며, 나 자신이 추구하는 과정에 그것들은 공존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직장 내공> 저자가 바라본
'조용한 퇴사'


제 저서인 <직장 내공>의 핵심 메시지는,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은 적대적인 것이 아니라, 그 둘은 서로를 오가며 결국 나를 성장시킨다'라는 것입니다.

더불어, 오랜 직장생활을 해오며 뒤를 돌아보니 분명 무언가 큰 의미가 있었다는 것. 그리고 그 의미는 내가 찾아내거나, 찾지 못하면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고백하건대, 저는 위에 언급한 4분면에서 어느 한 곳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돌고 돌았습니다.

지금도 그러하고 있습니다. 이곳에 뼈를 묻겠다고 생각하다가도 슬럼프에 빠지고, 회사가 미워 주어진 일에만 몰두하다가 조용한 퇴사를 떠올리기도 하고. 저는 이것이 직장인의 숙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조용한 퇴사'는 어느 하나의 '결괏값'이 아니라, '과정값'입니다.

내가 생존하고, 성장해나가는 과정에 맞이하는 필연적 무엇입니다.


그러니까, 누군가 저에게 '조용한 퇴사'를 해본 적 있느냐고 물어본다면 제 대답은 'Yes'입니다.

그러나, '조용한 퇴사'를 다른 누군가에게도 적극 권장하냐고 묻는다면 제 대답은 'No'입니다.


내 생존과 성장은 내가 챙겨야 합니다.

그 누가 대신해줄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직장에서 직책이나 직급이 달라지면. '조용한 퇴사'에 대한 생각도 바뀌게 됩니다. 조직에 속해 있고, 월급을 받는 한. 언제까지나 '조용한 퇴사'를 유지할 수 없으며, 또 때로는 알 수 없는 열정에 더 많은 일들을 해낼 때도 있게 됩니다.


중요한 건, 내가 지금 어디에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영특하게 설계하고 잽싸게 알아채야 한다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무기력하게 하루하루를 소극적으로 사는 게 아니라 그 '직업'에서 내가 챙겨 나가야 할 '업'을 발견해야 합니다. 이 '업'은 '직업'과 '본업'에 몰두하고 몰입할 때 발견하고 체득할 수 있습니다.


나에게, 무엇이 남는 장사인지를 영리하게 고민하고 또 사색해야 합니다.

그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해서 말이죠.




사람은 '자기반성'과 '역지사지'를 삶에 적용할 때 크게 성장합니다.

요즘 대세인 '메타인지'를 하게 되는 것이죠.


자, 그럼 그 둘을 현 상황에 적용해 볼까요?

여러분이 회사를 나와 사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조용한 퇴사'를 추구하는 직원을 뽑고 싶으신가요? 그들의 '조용한 퇴사'를 열렬히 응원해줄 수 있을까요? 직원의 성장과 더 좋은 곳으로의 이직은 바랄 수 있는 가치이지만, 막상 사업체를 운영하게 되면 그러한 생각이 쉽지만은 않을 겁니다.


'조용한 퇴사'는 각자의 선택입니다.

그러나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트렌드는 돌고 돕니다. 내 생각과 감정 그리고 상황은 더 심하게 요동할 겁니다.


다양한 생각과 경험을 하되, 나 자신의 성장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 지.

다른 이에게 피해가 덜 가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스스로를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내 '워라밸'을 챙기겠다고, 다른 이의 '워라밸'을 무너뜨리는 사람이 되지는 말아야겠다고 저 또한 다짐합니다.




* 글쓰기의 본질을 전하는 사람들, 팀라이트가 브런치 글쓰기 강의와 공저출판 프로젝트를 런칭 했습니다. 많은 관심과 함께 주변의 글쓰기가 필요하신 분들께 추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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