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과 '메시지'는 업격하게 구분할 것
롯데 그룹 사보에 기고된 글입니다.
직장생활은 커뮤니케이션의 연속
직장생활은 커뮤니케이션으로 시작해 커뮤니케이션으로 끝납니다.
그 사실이 너무나 당연하고 익숙해서, 업무 대부분이 커뮤니케이션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걸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숨 쉬는 게 너무 당연해서, 공기의 중요성을 잊고 사는 것처럼 말이죠.
당장 우리 주위를 살펴볼까요.
책상 배치, 조직 편성, 직급과 직책, 컴퓨터, 전화, 노트북, 이메일, 보고, 출장, 회의 등. 이들 중 커뮤니케이션과 연관되지 않은 것은 없습니다. 오히려,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생성되고 조정된 것들이라고 보는 게 맞겠죠. 회사가 잘 운영이 되려면,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분위기와 환경이 조성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것을 '시스템'이라고 말합니다. 알게 모르게 우리는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안에서 숨 쉬며 일하고 있는 겁니다.
커뮤니케이션엔 3대 조건이 있습니다.
바로 송신자, 수신자, 메시지가 그것입니다. 말하는 사람이 있으면 듣는 사람이 있고, 그 사이엔 말을 하는 이유 즉 '메시지'가 있습니다. 직장에서의 '메시지'는 행동을 유발하기 위한 신호입니다. 회사의 문화가 수직적이든, 수평적이든 중요한 건 이 '메시지'가 얼마만큼 효과적으로 전달되느냐에 따라 커뮤니케이션의 수준 또는 성패가 좌우됩니다.
커뮤니케이션 엇박자,
왜 생기는 걸까?
커뮤니케이션의 이상향은 '아'하면 '아'하고, '어'하면 '어'하는, 'A'를 말하면 'A'로 듣고, 'B'를 말하면 'B'로 듣고 반응하는 것입니다.
지극히 당연한 것인데 현실은 그러하지 않습니다. '엇박자'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엇박자'는 음악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시작부터 끝까지 '엇박자'로 이루어져 있다면 우리는 그것을 '음악'이라 부르지 않고 '소음'이라고 표현할 겁니다.
'소음'은 '소란함'을 만듭니다.
커뮤니케이션 엇박자의 결과는 바로 '소란함'입니다.
아래에 커뮤니케이션 엇박자로 인해 발생하는 대표적인 소란함에 대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주의: 어제 또는 오늘 들으신 말이라 깜짝 놀라실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제 실제 경험입니다.
이 말을 들었을 때 저는 기분이 매우 상했습니다.
'엇박자'가 시작된 겁니다. 상사의 '의도'따윈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상처받은 감정은 이성과 합리를 잠식해 버립니다. '본질'을 볼 객관적 시야는 사라졌습니다. 감정의 주머니는 생각보다 작습니다. 터져버린 그 감정주머니는 저와 상사의 거리를 멀리 떨어뜨려 놓았고 그로 인하여 일은 일대로 되지 않게 되는 결과를 맞이했습니다.
이 엇박자는 왜 생긴 걸까요?
상사는 듣는 사람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말을 내뱉었고, 저는 상사의 의도나 메시지는 헤아리려 하지 않고 그저 '자기 방어'와 '감정'에만 충실했습니다.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서로 아픈 감정만이 덩그러니 놓인 안타까운 상황이 되어버린 겁니다.
상사가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실수 없이 보고서를 잘 작성해 주면 좋겠어. 보고서에 실수가 있어서 회의 석상에서 내가 난처한 상황을 맞이했거든.'였을 겁니다. 그러나, '메시지'보단 '감정'을 먼저 전달했습니다. 그것을 받아들이는 저 또한, '감정'만 덥석 물고는 상사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헤아릴 노력을 전혀 안 하게 된 것이죠.
앞서 커뮤니케이션의 3대 요소는 송신자, 수신자, 메시지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나 오랜 시간 직장생활을 연구하고 경험하며 내린 결론은, 여기에 '감정'이란 요소 하나가 더 추가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여러분의 기억 속에,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었거나 뭔가 엇박자가 났던 경험을 떠올려보면 분명 그곳엔 '감정'이 개입되어 있었을 겁니다.
커뮤니케이션
엇박자를 줄이는 확실한 방법!
그렇다면 직장 내에서 발생하는 커뮤니케이션 엇박자를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요?
이 엇박자를 줄여야 소란함은 최소화되고, 서로를 배려하며 일할 수 있고, 이러한 일의 분위기 속에서 더 큰 성과가 나오게 될 것입니다.
이것 '송신자'와 '수신자' 모두에게 필요한 마음가짐입니다.
말하는 사람이라면 내가 전하는 것이 '감정'인지, '메시지'인지를 가늠해야 합니다. 소리치면, 화를 내면, 겁박하면 더 잘 알아듣겠지... 란 생각은 위험합니다. 어떻게 하면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을 잘 전달하고, 상대방이 잘 알아듣고 이해하게 할 것인가가 더 중요합니다.
듣는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상사든 유관부서든, 커뮤니케이션 상에서 무언가 감정이 상한다라는 느낌이 들 때는 잽싸게 '아, 감정과 메시지를 구분해야겠다.'란 생각을 떠올려야 합니다. 잠시 감정은 상하더라도, 상대방이 전하는 의도와 메시지에 집중하게 되면 나는 덜 다치고, 더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건 나를 위한 것이라 생각하고, 하루하루 연습하여 내공을 쌓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습니다.
'감정'과 '메시지'를 구분하는 것은 서로를 위한 배려이자, 엇박자를 줄여 업무 성과를 획기적으로 높여주는 매우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기술입니다.
커뮤니케이션할 때 우리는 조급합니다.
상대방이 빨리 내 말을 알아듣고, 빨리 무언가를 해주기 바랍니다. 이렇게 '빨리'에 집중하게 되면, '어떻게'에 매몰되기 일쑤입니다. 상사는 "이거 언제까지 필요하니까, 이렇게 저렇게 해서 한번 해봐 봐."라고 말하고, 유관부서는 "이거 우리 부서에서 급하게 필요한 거니까, 무조건 빨리 회신해 주세요."라고만 말합니다.
문제는, 이것을 받아 든 사람은 어리둥절하다는 것입니다.
정작 중요한 '왜'가 빠져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유를 알아야 더 효율적이고 빠르게 성과를 내는 경향이 있습니다. '왜'는 방향입니다. 방향도 모른 채 무조건 뛰라고 하면, 제대로 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까요?
커뮤니케이션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내가 원하는 바를 행동하게 하는 기술입니다.
내 다급함만을 전달하기보단, 상대방이 그것을 해야 하는 이유를 납득하게 하고 그러함으로써 동기부여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서사'를 부여함으로써 '맥락'을 형성해 주는 것입니다.
이것을 지시 또는 부탁하는 이유부터, 이것이 가져 올 결과와 성과까지 함께 이야기해 준다면. 분명, 그 일을 받아 든 사람은 기대한 것 이상의 결과물을 가져오게 될 것입니다.
'이건 내가 원한게 아니잖아!'라는 호통과 함께 공중에 휘날리는 종이를 보신 적 있을 겁니다.
어떤 분들은 드라마에서, 어떤 분들은 현실에서 말이죠.
이러한 일은 '중간보고'의 부재에서 옵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다.'란 속담은 적용이 될 때와 그러하지 않을 때가 있는데요. 직장에선 적용되지 않을 때가 더 많다는 게 제 결론입니다.
커뮤니케이션은 'On/Off'개념이 아닙니다.
전달된 메시지와 수신된 메시지 사이엔, '지속적인 교류'가 있어야 합니다. 나는 전달했으니 되었다고 손 놓아 버리고, 받는 사람은 언제까지 하면 된다는 생각에 납기가 되어서야 커뮤니케이션을 재개하는 건 커뮤니케이션 엇박자를 키우는 주범입니다.
커뮤니케이션의 주체는 서로에게 중간보고를 해야 합니다.
상사라면 자신이 지시한 일에 대해 어떻게 되어 가고 있는지, 혹시 어려움이 있거나 도움이 될 일은 없는지 먼저 물어봐주는 것이 좋습니다. 지시받은 사람이라면 진행하고 있는 일이 상사가 원하는 대로 잘 이해하여 일이 진행되고 있는지를 묻고 또 지침과 조언을 받아야 합니다.
'중간보고'는 엇박자를 최소화하고, 서로의 박자를 맞추어갈 수 있는 매우 확실한 방법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과, 엇박자의 원인 그리고 엇박자를 줄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은 혼자가 아닌 여럿의 의사소통 과정이자 기술입니다.
삶은, 타인은 모두 내 맘 같지 않습니다. 내 맘 같지 않을 때 우리는 '감정'을 내세우기 일쑤입니다. 그러나 그 '감정'은 내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왜곡하여 커뮤니케이션 엇박자를 만들어냅니다. 이러한 사실을 인지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는 커뮤니케이션 엇박자를 줄여갈 수 있는 출발 선상에 설 수 있습니다.
감정에 이성을 개입시키고.
이성에 감정을 주입시키고.
이러하면 우리는 급발진하는 감정을 추스를 수 있고, 메시지를 전할 때 상대방을 위한 배려를 듬뿍 담아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 직장생활은 좀 더 따뜻해질 것이고, 개인과 회사의 성장은 서로 다르지 않게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내공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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