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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Jun 23. 2023

소모자vs.소비자vs.생산자, 어떤 삶을 살 것인가?

‘생산자’가 아닐 때 내 삶은 주로 ‘소모자’였다. 

회사에선 방전된 배터리와 다를 바 없는 모양새였다. 그렇게 스러 져갔지만 나는 스스로를 돌보지 않았다. 무엇을 먹어도, 무엇을 사도, 무엇을 봐도 감흥이 없었다. 매일이 지겹고 힘들었다. 무기력의 기운이 온몸을 감싸면서, 무언가를 하려 했지만, 과거의 내가 실패한 것들만 머릿속에 떠올 라 그 어떤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하루하루는 쉬운 선택으로 흘러갔고, 세상의 알고리즘에 압도되어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모른 채 그렇게 일상을 무의미하게 흘려보냈다.


이 상태에서 좀 더 나아가면 ‘소비자’가 된다. 

무언가를 소비하며 자아를 인식하는 단계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는 ‘자아’와 동일시될 정도로 막강하다. 무언가를 구매하거나 시간을 들임으로써 만족을 얻고, 그 만족으로 내 감정과 기분을 살피며 존재함을 확인하는 것이다. 문제는 자발적인 존재의 인식이 아니라, 외재적 자극을 통 해 스스로를 인지한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상술이나 알고 리즘에 이끌리다 보면 원하지 않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사 는 것처럼, 자아의 모습도 원하지 않게 흘러가거나 변화할 수 있다. 


무엇보다 소비로 형성된 자아는 진짜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명품 가방이 나 자신을 명품으로 만들어 주지 않고, SNS나 짧은 영상 콘텐츠를 소비하며 얻는 것들이 본질적인 나의 행복에 관여하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대부분의 소비는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부터 시작된 다. (당장 필요 없지만) 언젠간 필요할까 봐, 고생한 나에게 주는 보상으로, 짧은 동영상을 보며 기분 전환을 해도 괜찮다는 안일함으로. 그러나 이 행동이 자신을 위한 본질 적인 처방인지, 순간의 도파민을 끌어올림으로써 잠시 현 실을 잊고 싶은 것인지는 스스로에게 묻지 않는다. 어느 날 이러한 삶이 허무해지기라도 하면 그 상황을 급격하 게 바꾸려 어려운 선택을 하게 되고, 지키지 못할 계획들을 늘어놓는다. 그리고 목표를 이루어내지 못하면 기분을 풀기 위해, 다시금 무언가를 소비하는 악순환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매력적인 생산자의 삶


‘생산자’의 삶은 확연히 다르다. 

생산자’는 ‘소모자’와 ‘소비자’를 오갈 줄 안다. 소비를 하게 되더라도 생산을 위한 소비를 하고, 소모되는 자신을 발견하면 질문을 던지며 스스로를 다독인다. 


생산자가 된 후 내 소비 패턴은 달라졌다. 

예전엔 즉흥적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것들에 돈을 썼다면, 이제는 생산과 연계된 것들에 지갑을 연다. SNS나 동영상을 보더라도, 중추신경을 자극하는 것들보단 글쓰기나 강의와 관련된 지식 콘텐츠를 본다. 무기력하고 아무것도 하 고 싶지 않을 때는, 방전되고 있는 자아를 그대로 수용하며 스스로에게 묻는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현재에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것들은 무엇인지를 떠올리며 실천하려 한다. 불편한 선택을 통해 무기력함의 추세를 바꾸는 것이다. 


생산자의 삶이 매력적인 건, 무엇보다 스스로의 알고리즘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데에 있다.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들은 콘텐츠가 되고, 이러한 생산물들은 나만의 알고리즘이 되어 더 이상 타의적 알고리즘에 압도되거나 휘둘리지 않는다. 내게 필요한 알고리즘을 선택할 수 있게 되고, 원하는 것이 없다면 스스로 만들어내기도 한다. 지금도 나는, 글쓰기를 통해 나만의 알고리즘을 형성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하며 생산적인 사회적 관계를 형성해 나아가고 있다. 


소모자 vs. 소비자 vs. 생산자,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그렇다고 나는 소모자와 소비자를 무조건 부정적인 것으로 보지 않는다. 

생산자가 되려면 이 둘의 삶을 다 겪어봐 야 한다. 그래야만 그 사이를 오가며 중심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소모자와 소비자일 때 느꼈던 것들을 깊게 돌아보고 질문을 해보면 깨닫게 된다. 내 콘텐츠와 생산물 들은 그때의 경험들이 바탕이 된 것이다. 소모자와 소비 자의 삶을 거치지 않았다면, 나는 결코 ‘생산자’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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