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근래, 몇몇의 사람들이 떠나갔다.
그들의 떠남은 가지각색이었다. 개인인 나에게로부터 떠나간 사람부터, 함께 활동하는 모임을 떠난 사람까지. 누군가는 나라는 사람에게 실망을 한 것 같고, 또 누군가는 함께하는 곳에서 비전을 찾지 못한 것 같았다. 어떤 이에게는 이유를 알 수 없는 의문점을 느꼈고, 또 다른 이에겐 손절당했단 느낌이 들었다. 그래, 사람은 역시 멋대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이익이 되지 않는다 생각하면 돌아서는 존재이지 뭐. 나도 뭐 다르지 않을까... 를 생각하니 그들의 행동이 이해가 된다.
다만, 무엇이 섭섭했고 무엇에 대해 실망했는지를 말하지 않는 사람에겐 나 또한 그 마음을 헤아려 줄 마음이 없다.
섭섭한 마음을 알아주길 바라는 유아적 기대는 성인의 관계에서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말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은 어느 초콜릿과자의 광고에서나 가능할 법한 정서다.
예전엔, 그 떠나가는 마음들에 대하여 나는 미련을 가졌고 그것을 되돌리려 무던히도 애쓴 적이 있다.
때론 그 애씀이 빛을 발해, 관계를 회복하기도 했고 돌아서는 이의 발걸음을 돌린 적도 있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나는 깨달았다.
갈 사람은 가고.
올 사람은 오고.
나도 그렇지 않은가.
내가 떠나온 것들과, 나를 떠난 것들. 내가 떠나온 사람들과, 나를 떠난 사람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그것은 흐르는 물과 같아서 자연스럽게 어디론가 향한 뒤에야 그 변화를 짐작하게 된다.
그렇다면 떠나간 마음은 잡는 게 아니다.
떠나간 마음은 기다리는 것이다.
그 기다림 또한, 돌아옴만을 앙망하는 것이 아니다.
돌아올 일이 없다면, 그것을... 그 사람을 보내줄 수 있는 마음이 생길 때까지 기다리는 것.
다시.
떠나간 마음은 잡는 게 아니라, 기다리는 것이다.
언젠간 떠나간 그들도, 나를... 우리를 그리워할 날이 있겠지.
그 기대 또한 기다림으로 승화한다면, 우리네 사람의 관계에 있어선 그다지 상처를 줄 일도... 상처받을 일도 없지 않을까.
상처 또한 어느 기다림의 속에서 아물고 말 테니.
떠나간 사람들이 내내 행복하길.
나의 기다림이 바라는 건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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