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파랗게 젊다는 게 한 밑천인데.
쩨쩨하게 굴지 말고 가슴을 쫙 펴라.
내일은 해가 뜬다, 내일은 해가 뜬다.
'사노라면'의 가사는 언제나 가슴을 뒤흔듭니다.
우울했던 기분도, 가라앉은 희망도, 보이지 않는 앞날도 왠지 내일 뜨는 해와 함께 새로워질 거란 기대감이 생깁니다. 어쩐지 가슴을 한 번 쫙 펴보기도 하고요.
그렇다고 '젊음'에 무턱대고 기대면 안 됩니다.
기대는 것을 넘어 젊음 자체를 '무기'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젊음'은 보이지 않고 실체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젊음'은 어디에 있고,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는 걸까요?
'젊음'은 바로 우리 '기분'과 '마음'에 있습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있는 이유입니다.
이러한 특성은 양날의 검과 같습니다.
나이에 상관없이 마음만 먹으면 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반대로 나이가 어려도 기분과 마음이 틀어지면 한 없이 쇠약해질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기분이 감정이 되고, 감정이 태도가 되는 걸 경험합니다.
기분과 마음은 자주 요동합니다. 그러니까, 사실 우리는 젊게 사는 날보다는 그렇지 않은 날이 더 많을 가능성이 높은 겁니다.
함부로 젊음을 무기로 삼거나, 담보로 삼거나, 저당 잡거나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흔히들 오늘 지금 이 순간이 나의 가장 젊은 날이라고 말합니다.
저는 동시에, 지금 이 순간이 내 인생에서 가장 늙은 날이라고도 생각합니다.
젊음은 무기가 아닙니다.
무기가 되어서도 안됩니다. 살아가는데 용기와 희망이 될지언정 젊음을 맹신해선 안됩니다.
젊으니까 괜찮다는, 내일이 있어 괜찮다는 생각은 모두 허상입니다.
내가 필요로 할 때 '젊음'은, '내일'은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너희 젊음이 너희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
영화 <은교>의 대사를 저는 그래서 자주 떠올립니다. '젊음'을 자만하거나 그것에 모든 걸 걸고 무책임한 희망을 갖지 않도록. 그리고 '늙음'을 부정적인 것으로 보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위해.
프랑스 소설가이자 비평가인 '아나톨 프랑스'의 명언도 제 머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만약 내가 신이었다면 나는 청춘을 인생의 끝에 두었을 것이다.'
젊은 날엔 젊음을 알 수 없습니다.
젊음을 필요로 하거나, 젊음을 무기로 삼으려 할 때 우리는 이미 젊지 않은 상황일 확률이 높습니다.
'젊음'이 느껴진다면 그저 있는 대로 즐기고, '젊음'이 간다면 미련 없이 보내주고.
그것을 무기로 삼거나, 대책 없는 희망으로 삼지 않는 것.
어쩌면 그것이 가장 젊게 사는 비결이 아닐까 합니다.
아니, 분명 그럴 겁니다.
P.S
살아가다 세상과 맞설 무기가 필요하다면.
그것은 '젊음'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나'가 되어야 합니다.
바로, '지금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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