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엔 '합격'이란 장치가 되어 있습니다.
혹시 그 장치가 마련된 이유를 아시나요?
제가 강의 때 길게 설명하는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모든 플랫폼은 돈과 관련되지 않은 게 없고, 브런치도 당장 수익모델이 없어 보이지만 결국은 '다음카카오'라는 유니버스에 속해서 사람들을 검색 포털로 유입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광고의 단가는 이용자나 유입수로 결정이 되니까요. 브런치 글은 뉴스와 동급으로 '다음'포털 메인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카카오채널과 같은 다른 플랫폼으로도 확장이 되고 있죠.
그러니 '작가'를 가려 받는 겁니다.
메인에 글이 걸려도 어느 정도 양질의 글을 보장하려는 전략이죠. 자신만의 이야기를 풀어갈, 독특하고 창의적인 작가. 그 양질의 글을 꾸준하게 써내어 줄 사람을 찾는 겁니다.
쓰는 사람은 '작가'라는 호칭을 부여받고.
브런치는 양질의 '콘텐츠'를 계속하여 제공받을 수 있으니.
작가 지원/ 합격 제도는 서로를 위한 Win-Win 전략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겁니다.
그러나 어떤 작가님들은 이러한 메커니즘을 이해하시고, 브런치가 내 글을 무료로 활용하고 있다...라는 생각에 더 이상 글을 쓰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건 개인 선택의 문제라고 봅니다. 저는 브런치 덕분에 꾸준히 글을 쓰게 되었고, 출판사 선제안 받아 8권의 책을 내고 9권째 책을 쓰고 있습니다. 평범한 직장인이라는 페르소나는 어느새 작가와 강연가란 페르소나까지 쓰게 했고 제가 써낸 글과 확장된 콘텐츠로 벌어들인 수익은 상상한 것보다 많습니다.
저는 '당장의 수익'보다는 '개인 브랜딩'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것도 없는 슴슴한 여백에, '작가'와 '강연가'라는 멋진 그림이 그려진 건 제가 꾸준히 글을 썼기 때문이고 그렇게 꾸준히 글을 쓰고 제 글이 출판사 편집자분들께 가 닿을 수 있었던 이유는 모두 브런치의 힘이 컸기 때문입니다. 하여, 당장 돈이 되는 게 마음에 들지 않는 분들은 당장 돈이 되는 플랫폼으로 옮기면 되고 좀 더 멀리 개인 브랜딩을 바라보고 쓴다면 브런치에 네온사인 전구 하나 꽂듯, 내 글 하나하나를 모아가면 됩니다. 하나하나 모아간 전구, 내 글이 언젠가 화려한 의미를 만들어내는 멋진 (나를 위한) 광고판이 될 때까지 말이죠.
브런치가 작가를 가려 받는다는 것은, 반대로 말해 우리 또한 플랫폼을 가릴 수 있다는 말입니다.
브런치를 합격하고 나서 오히려 글쓰기를 멈춘 분도 있고, 브런치에 합격하지 못했지만 자신에게 맞는 플랫폼을 가려내어 글쓰기를 이어가시는 분들도 계시죠. 중요한 건, 어떤 과정에서 무엇을 배우고 또 어떤 결과물을 내어 놓느냐는 것입니다.
브런치 작가 지원/ 합격이라는 시스템에 일희일비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입니다.
본질은 '글쓰기'입니다. 그보다 더 큰 본질은 '글을 쓰는 나'입니다. 나에게서 어떤 콘텐츠가 튀어나올지는 오롯이 내가 꺼내어 놓는 글의 양에 있습니다. 옥석을 가릴 필요도 없습니다. 꺼내어 놓은 글 하나하나의 질량이 커지고 밀도가 올라가면. 생각하지도 못했던 기회를 맞이하게 되실 테니까요.
글 하나의 힘은 미약하지만, 여럿이 모인 글엔 힘이 있습니다.
내 세계관도 그렇게 모인 글에서 나오게 되니까요.
자, 이제 플랫폼을 가릴 시간입니다.
브런치에 도전하실지, 아니면 다른 플랫폼을 찾으실지.
선택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플랫폼을 가려내다 끝낼 것인지.
아니면, 플랫폼에 관계없이 내 글을 모아갈 것인지.
작가님들의 글쓰기를 응원합니다.
Just Wirte It.
작가라서 쓰는 게 아니라 쓰니까 작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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