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제대로 알고 있나요?
'Brand'라는 단어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요.
네, 있습니다. '정확히는 있었습니다'라고 말하는 게 맞겠네요. 바로 저였습니다.
유럽에서 주재원을 할 때였습니다.
'Brand'라는 단어가 들어간 커다란 간판을 본 적이 있는데, 저는 그게 당연히 브랜드와 관련된 상점이나 회사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건물에서 빨간빛을 내며 다급하게 출동하는 차들을 봤습니다. 'Brand'가 들어간 간판이 있는 그 건물은 상점이나 회사가 아니라 소방서였던겁니다.
즉, 'Brand'는 제가 알고 있던 브랜드가 아니었습니다.
그곳에서 'Brand'는 '불'을 나타내는 말이었습니다. 유럽이 미국의 선조라는 사실과, '브랜드'의 어원이 소를 구별하고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불에 달군 인두로 낙인을 남겼던 것에서 유래한 것이라는 사실을 종합하고 나서야 저는 제대로 된 'Brand'의 뜻을 알게 된 겁니다.
이후에, 미국마케팅협회(American Marketing Association)는 브랜드를 다음과 같이 정의했습니다.
'판매자나 개인이 시장을 통해 제공하려고 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특정 짓고, 경쟁 상황에서 차별화하기 위해 만든 네임, 로고, 상표, 패키지'
-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
'반도체' 하면 떠오르는 회사가 있고, '가전'하면 생각나는 브랜드가 있을 겁니다.
또는 '와인'이나 '시계'하면 떠오르는 각각의 나라가 있을 겁니다. 이처럼 브랜드는 상품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 지역이나 나라에도 적용이 됩니다.
개인에게도 브랜드가 적용될 수 있을까?
그렇다면 개인에게도 브랜드가 적용될 수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이미 '개인 브랜딩', '퍼스널 브랜딩'은 흔하고 흔한 단어가 되었습니다. 꼭 마케팅적으로 설명을 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이름'이라는 낙인을 태어나자마자 갖게 됩니다. 그 이름 자체가 브랜드와 다르지 않습니다.
초등학교 때나, 중고등학교 때의 어느 친구를 떠올려 볼까요?
이름을 떠올리자마자 그 어떤 이미지가 떠오를 겁니다. '아, 그 친구는 공부 참 열심히 하던 성실한 친구였어.', '아, 그 친구는 공부는 좀 못했지만 항상 주위 사람들을 웃게 해 주었었는데...'와 같이 말이죠.
그러나 그 이미지는 절댓값이나 고정값이 아닙니다.
브랜드는 상품 또는 상대의 물리적 특성보다는 소비자와 브랜드 사이의 관계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그 관계는 상당히 미묘해서, 이미지의 실제가 각각의 개인이나 주체에게는 다르게 정의됩니다.
(개인) 브랜딩의 법칙
이처럼, 브랜딩은 브랜드를 바라보는 상대의 머리(인지)에서 시작해 감정(해석)으로 느껴지게 됩니다.
'작가는 독자의 해석을 뛰어넘을 수 없다'란 말처럼, 브랜드 또한 '브랜드의 주체가 소비자의 해석을 뛰어넘을 수 없다'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나는 스마트한 이미지를 위해 안경을 쓰고 '똑똑한 사람'이라는 브랜딩을 하려 해도, 상대방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아닌 겁니다.
반대로, 별생각 없이 또는 날카로운 눈매를 감추기 위해 부드러움을 목적으로 안경을 썼는데, 상대방은 나를 스마트한 이미지로 받아들일 수도 있는 겁니다. 즉, 내가 주고 싶은 이미지와 상대방이 받아들이는 이미지는 다를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이는 '감정'이 개입되기 때문입니다.
'브랜딩'이 어려운 이유입니다. 내가 조절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을 만큼 그 범위가 상상 이상으로 넓습니다. 그럼에도 브랜딩은 중요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해결책을 찾아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브랜드 인지도(Brand Awareness)를 높여 나를 알리고, 브랜드 충성도(Brand Loyalty)를 높일 수 있는 방법과 전략을 구사해야 합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 마침내 브랜드 가치(Brand Equity)가 형성됩니다. 즉, 브랜드는 '총체적 전략'이라고 정의하는 게 마음 편할지도 모릅니다. 어느 하나만 잘해선 안되고, 잘했다고 하더라도 받아들이는 사람의 감정 하나하나를 어찌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개인 브랜딩의 가장 중요한 한 요소
그러나 사실, 위에서 언급한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 가지를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브랜드 정체성(Brand Identity)'입니다.
브랜드가 아무리 멋있고 예뻐 보여도, 그 안에 고유의 정체성이 없으면 그건 브랜드라 할 수 없을 겁니다.
개인 브랜딩이라면 더 그럴 겁니다. 그러니까, 개인 브랜딩을 하고 싶다면 내 정체성부터 챙겨야 하는 게 맞습니다. 요즘 개인 브랜딩이 핫하고 누구나 해야 한다는 광풍 속에서, 사람들은 겉모습만 치장할 뿐 정작 자신의 정체성에 공을 들이고 중심을 잡는 분들이 별로 없습니다. 어느 누군가의 성공을 보고, 그 모습을 따라 하려 하거나 나도 저렇게 해볼까란 생각을 하다 이내 포기하는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내 정체성을 알아가고 확립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요?
바로, '글쓰기'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브랜딩이 쉽지 않은 이유는 '감정'이 개입되기 때문에 저마다의 해석이 난무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브랜딩을 하는 주체는 다음의 요소를 유지하고 강화해야 합니다.
Consistency (일관성 있게): 나의 생각과 느낌 즉, 내 세계관을 일관적으로
Loudness (크게): 다른 누군가에게 들릴 수 있도록 크게
Impact (영향력 있게): 메시지를 담아 영향력 있게
글쓰기는 이 요소들을 유지하고 강화해주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글을 쓰다 보면 내 생각이 더 명확해지고 일관성을 가지게 됩니다. 더불어, 글이 쌓이고 쌓이면 나의 선명하고 큰 목소리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내 글의 메시지는 결국 누군가에게 전달이 되어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브랜딩은 상품은 물론 개인에게도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본질을 들여다봐야 합니다. 내 브랜딩의 목적은 무엇인지, 그보다 더 중요한 내 정체성은 무엇인지. 정체성이 제대로 확립되지 않은 브랜딩은 사상누각이고, 빈껍데기에 불과한 허상입니다.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나 글쓰기입니다.
글쓰기를 통해 나를 알아갈 수 있고, 알아낸 나를 관통하여 이미지를 만들고 구체화할 수 있습니다. 그 구체화된 무엇이 나의 브랜드라고 일관성 있고, 크게 그리고 영향력을 담아 세상에 널리 알려야 합니다.
브랜딩이 무엇인지를 알기 전에, '나'를 제대로 아는 것이 먼저입니다.
나를 제대로 알면, 브랜딩은 자연스럽게 그 실체를 드러내고 제 목소리를 낼 거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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