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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Jun 12. 2024

이제는 주위 사람들 잘 되는 게 참 좋다

<스테르담 중년과 에세이>

자의든 타의든 중년은 삶의 전환점이다.

모두는 삶의 마디에서 성장하는 데, 마디마디가 곧 삶의 전환점인 것이다.


작은 마디마디가 모여 대나무는 쭉쭉 뻗는다.

뼈와 뼈가 맞닿는 마디가 있어 우리는 움직일 수 있다. 음악에서도 마디마디가 있어 지루하지 않고 새로운 변주를 할 수도 있다.


그렇게 삶이 마디로 이루어진 시간과 사건의 연속이라면, 과연 중년의 마디는 가장 크다.

어렸을 적 사춘기는 나는 모르고 남들이 다 알지만, 중년의 전환점에선 나만 알고 남들은 모르는 요동이 있다. 사춘기의 질풍노도를 압도하고도 남는 흔들림. 오히려, 흔들리지 말아야 하는 때 오는 흔들림은 삶의 혼란 그 자체다.


나는 과연 무엇 때문에 이리도 흔들려왔고, 지금도 흔들리고 있는가.


돌아보니 그것은,

허상

욕심

시기

질투였다.


허상은 현실을 인지하지 못한 자의 망상이며, 욕심은 감사한 마음을 뭉개는 오만함이다.

시기와 질투는 항상 세트로 오는데, 나보다 앞선 남을 향한 미움과 그 사람이 잘 안 되었으면 하는 마음은 스스로에게 먹이는 독배다.


정녕 그것들이 생존의 방식이고, 일정의 목표라 여겼는데.

그래 봤자 남는 건 하나 없고, 오히려 내게 남은 건 상처와 자괴감뿐. 몸은 물론, 마음도 너덜너덜. 영혼은 영 수척하다.


무엇을 얻으려, 무엇을 가지려 나는 그렇게 발버둥 치며 살아왔을까.

발버둥 치면 칠수록 늪으로 빠진 건 나였고, 간절하고 간절할수록 소진되는 건 나였다.


그래서 난, 이 커다란 마디를 인생의 전환점이라 여겨 생각을 바꾸기로 한다.

이제는, "내 주위 모든 사람들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란 주문을 항상 읊조리기로.

모두가 다 잘 되게 해 주소서


결국, 남이 잘 되길 바라는 건 나를 위한 기도였음을.

중년이라는 삶의 전환점에서, 비로소 깨닫는다.


마디가 자라는 고통.

전환점이라는 삶의 낯섦.

아직도 성장하고 있다는 설렘이, 자라지 않는 내 비루한 육체를 위로한다.


온몸의 마디마디가 움직여, 전과 다른 방향으로 한 걸음 더 내디딘 오늘 하루.


나는 지금 삶의 큰 전환점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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