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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Jun 10. 2024

살다 보면 오늘이 된다.

<스테르담 중년과 에세이>

살다 보면 누구나 오늘이 된다.

정신없이 살았건, 후회 없이 살았건 간에. 과거에 집착하거나 미래를 꿈꾸는 자 모두. 아무리 발버둥 쳐봤자 우리는 결국 오늘에 이르러 눈을 뜬다.


어항 속의 물고기를 불쌍히 여길 필요 없다.

우리는 모두 대기권이라는 어항 속에 갇힌 존재 아닌가. 게다가 '오늘'이라는 영원한 루프에도 갇혔다. 물고기는 그걸 3초마다 잊기라도 하지. 인간은 명석한 게 아니라 과도한 지식을 가진 헛똑똑이들이다.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있다 보면 오늘을 맞이하듯 퇴근을 맞이한다.

언제 출근을 했었는가 싶지만, 그것이 오후든 밤늦은 새벽이든 어찌 되었건 우리는 사무실을 나서야 한다.


오늘이라는 하루를 끝내는 시점엔 아쉬운 것들 투성이다.

좀 더 열심히 할 걸, 좀 덜 화낼 걸, 좀 더 디테일할 걸, 좀 덜 불안해할걸.


내일은 좀 더 괜찮아 보자고 다짐하지만, 결국 맞이하는 오늘은 내 맘과 같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과거와 미래에 그렇게 집착하는 것 아닐까. 오늘을 가질 수 없으니 과거와 미래에게라도 늘어놓는 푸념들이 어느덧 우리의 상념을 고체화시킨다.


언젠가.

눈 떠보니 오늘이고, 정신 차려보니 퇴근인 것처럼.

때가 되면 우리는 퇴사를 하거나 퇴직을 하게 될 것이다.

또, 때가 되면 우리는 인생의 사직서를 낼 것이다.


3초마다 기억을 잃는 물고기처럼 우리는 그것을 잊고 산다.

우리는 생각보다 똑똑하지 않고, 어항 속에 살고 있는 게 분명하다


'오늘'은 무한하지 않다.

반복되고 지겨워 그것이 끝이 없을 거라 착각하는 것일 뿐.


눈을 떠 갑자기 달라 보이는 오늘, 무어라도 깨달아보려 노력한다.


조지 버나드 쇼의 묘비명을 애써 기억하면서.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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