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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Sep 29. 2024

어차피 올 월요일이라면

<스테르담 에세이>

월요일에 대한 공포는 이미 어릴 적부터 형성이 되었다.

월요일 그 자체엔 죄가 없다. 사회 시스템에 욱여진 존재의 설움일 뿐이다. 학교, 직장. 또는 이러저러한 조직들. 시스템이 있어야 그것들이 운영된다. 달리 말하면, 시스템을 굴리는 방식 중 하나가 바로 월요일인 것이다.


월요일에 대한 분노와 거부감만 있었지, 왜 이러한 감정이 가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아무런 노력 없이, 어느 대상을 미워하는 건 얼마나 쉬운 일인가. 그러나 삶의 비극은 늘 쉬운 것에서 온다. 삶을 돌아본다. 후회의 모든 순간은 쉬운 선택과 관련이 있다. 해야 하는 것을 안 했던 때, 쉽게 포기했던 때, 올라오는 감정대로 반응해 버린 모든 순간들.


생각을 고쳐볼까.

마음을 가다듬어볼까.


결국, 불편한 선택이 내 삶을 이끌어왔다고 생각하면 어쩌면 월요일은 나에게 고마운 에너지인 것이 아닐까.

누군가는 정신승리하고 있냐라며 비웃음을 건넬 수 있다.

그러나 많은 건 아니더라도 지금까지 내가 이룬 모든 걸 돌아보면, 그 요소요소엔 분명 불편한 선택의 순간이 있었고, 순간의 에너지는 정신승리를 해냈을 때 발생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또 하나, 알람에 이끌려 지구보다 무거운 중력의 힘을 거슬러 출근하는 것은 비참함이 아니라 먹고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어느 한 존재의 고결한 사투다. 


아무리 자본소득의 증가 속도가 근로소득의 그 속도보다 빠른다고 하더라도, 근로의 고결함을 비하하는 사람들을, 나는 비하한다. 경제적 자유를 얻어 정말로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산다는 유토피아적 발상이 내게 있음을 부정하지 않겠지만, 그럼에도 나는 내 월요일에 충실하고 싶다.


이것만 없으면, 이것만 되면 괜찮을 것 같은 게 삶이지만.

생각했던 게 이루어지면 또 다른 것으로 나를 편하게 두지 않는 게 삶이다.


어차피 올 월요일이라면.

덤덤히 그것을 받아들여야지.


월요일이 사라지면, 그보다 더 겁나고 험한 것이 오고 말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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