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가 단어 외우기가 너무 힘들다네요. 이렇게 공부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대요. 행복하지가 않다고."
공부하다 지친 너희의 푸념을 엄마가 아빠에게 전한 내용이다.
회사에서 바쁘게 일하던 아빠가 전한 대답은 아래와 같았지.
"행복하려면, 행복하지 않은 일을 더 많이 해야 한다고 전해 줄래요?"
무릇, 꼰대와 같은 말이라 생각들겠지만 살다보면 알게 될 것이다. 꼰대들의 말이 다 맞다는 것을. 다만 좋은 꼰대와 나쁜 꼰대는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좋은 꼰대는 1절만 한다. 나쁜 꼰대는 강요에 강요를 거듭한다. 아빠는 강요하지 않는다. 너희에게 좋은 꼰대가 되고 싶다.
깨닫는 건 너희 몫이다.
아무리 좋은 말을 하고, 강압과 겁박을 해도 깨닫고 변화하는 건 스스로 해야 할 일이다.
아빠는 분명하게 말한다.
'행복하려면 행복하지 않은 일을 더 많이 해야 한다.'라고.
'행복'은 '순간'이라는 걸 잊지 마라.
그 순간을 온전히 느끼는 것이 행복의 비결이다. 순간은 말 그대로 순간이다. 금방 지나쳐간다. 그 순간을 맛보기 위해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노력과 인내를 쌓아가고 있다. 예를 들어 볼까? 배고픔에 맛있는 고기를 떠올린다. 고기를 먹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돈을 만들어야 한다. 돈을 만들기 위해선? 노동을 해야 한다. 노동의 과정은 결단코 만만하지가 않다. 굳이 말하자면 행복보다는 그러하지 않은 감정과 상황이 더 많다. 고기 먹는 시간은 길어야 한 시간. 무수히도 많은 행복하지 않은 시간을 거쳐, 가족과 함께 맛있는 고기를 먹는 짧은 시간이 가족에겐 행복이다.
행복하다고 믿는 것들은 꽤나 쉬운 선택이다.
고기를 먹는 건 '소비'다. 소비는 매우 쉽다. 소비 하기 위해선, 그보다 많은 것을 생산해내야 한다. 생산을 한다는 건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한다. 이제 이해가 될 것이다. 월급이라는 생산물을 만들어내기 위해선, 노동이라는 에너지를 투여해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과 수익 자동화에 사람들이 혈안되어 있는 이유다. 이 또한, 자본과 수익 자동화를 만들어내기 위해선 행복하지 않은 시간을 더 많이 갈아 넣어야 한다. 세상 호락호락한 게 하나도 없다.
나는 기억한다.
행복하지 않다고, 단어 외우는 게 쉽지 않다고 투덜대던 둘째 네가, 두 번의 도전 끝에 받아 온 100점짜리 시험지를. 너의 얼굴엔 세상을 다 가진 것과 같은 미소가 가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