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르담 페르소나 글쓰기>
세상은 온갖 자극 투성이다.
자극은 외부로부터 오는 것인데, 이는 정신과 감각 그리고 감정(마음)에 영향을 끼친다. 자극에 시달리다 보면 삶이 고단해진다. 말초신경계를 일깨우는 자극도 있고, 사람과 일로부터 오는 스트레스도 일종의 자극이다. 반대로, 자극에 의해 삶에 희망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맛있는 걸 보고 먹고 싶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 또한 자극이고, 훌륭한 사람을 우러러보며 저 사람처럼 되어야겠다는 다짐도 자극에 의해 일어난다.
글을 쓰기 전.
나는 '자극'을 탓하며 살아왔다. 무언가를 잘못했거나,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했을 때 그 원인을 나는 외부에서 찾았다. 자극이 없었다면, 반대로 어떠한 자극이 있었다면 내 기대보다 나은 사람이 되었을 거라는 막연한 생각. 안 되는 모든 원인이 외부에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고로, 삶은 나에게 분노를 유발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러나 글을 쓰고 난 뒤에는 생각이 바뀌었다.
반응을 하지 않는다면, 자극은 여전히 '자극'일까? 아이러니하게도 반응이 없다면 자극도 없는 것이 된다. 나는 자극에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가? 자극에 대한 손가락질을 멈추고, 자극에 반응하고 있는 나 자신을 돌아보았다. 돌아보는 이 행위 자체도, 글쓰기를 통해서다.
그리하여 나는 '글쓰기는 반응이다'라고 말한다.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하자면, 글쓰기는 '더딘 반응'을 가능하게 해주는 좋은 수단, 아니 최고의 방법이다. 자극에 민감하거나, 자극에 감정적으로 나도 모르게 반응하던 모습이 확연이 줄었다. 때론, 반응을 하지 않으며 자극 자체를 무력화한다. 물론, 좋은 자극이라면 제대로 습득하여 긍정적이면서도 힘차게 반응한다. '반응'은 움직임이니, 이것을 에너지로 삼으면 삶이 활성화된다.
자극에 오락가락하지 말고.
반응하는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그러하기 위해서는 결국, 써야 한다.
가뜩이나 알고리즘이라는 자극이 호시탐탐 우리네 자아를 잊고, 그저 지갑을 열라고 유혹하는 세상이다.
생각마저 AI가 해주겠다는 시대다. 자극에 놀아나다 보면, 고유한 자아는 상실 돼버리고 만다.
온갖 자극이 나를 둘러싸 이것에 반응하라고 소리친다.
나는 반응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자극은 존재한 것인가, 그렇지 않은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