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르담 행복론>
배고픈 자에게 배부름은 간절한 소망이자 행복을 위한 동경이다.
그러나 인간의 위(胃)에는 한계가 있고, 그 한계는 소망과 동경보다 한참 작다. 밥 몇 그릇, 고기 몇 점으로 이내 배부름에 직면하며, 직면한 배부름엔 아이러니하게도 불쾌감이 있음을 알게 된다.
탈북한 이민자들은 일정 기간 국정원에서 생활한다.
그들은 한국의 음식에 감탄한다. 구내식당을 가면 안내자가 항상 "먹을 만큼만 뜨세요..."라고 말한다. 아랑곳하지 않고 한국에 처음 도착한 그들은, 밥을 봉오리처럼 쌓고 갖가지 반찬을 쟁반에 넘치도록 담는다. 그러나 하루 이틀이 지나면, 음식의 양은 분명히 줄어든다.
배부름이 지속되면 행복은 오히려 불행에 더 수렴한다.
건강이 나빠지고, 숨이 가빠지며, 망가지는 몸을 보며 오히려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
배부르면 행복할까.
아니란 걸 모두가 알지 않는가. 오히려 요즘은 배고픔을 즐기는 사람도 있고, 그것으로부터 보람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부족의 시대엔 배고프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지만.
요즘은 배부르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그리곤, 먹고 또 먹는다. 더 이상 배부름은 생존을 위한 게 아닌 것이 되어버렸다.
행복의 임계치는 높아져만 가고.
높아져만 가는 행복이라는 임계치에 이르는 지름길만 우리는 찾고 있다.
소비와 쾌락.
게으름과 과식.
향정신성 의약품과 무언가로의 중독.
배부름으로부터 과잉된 시대의 조류다.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가지고 있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가지지 못한 것에 집착하며 스스로의 행복을 잊고 있다.
지금.
당신에겐.
배부름이 행복인가.
배고픔이 행복인가.
즉시 대답을 하지 못한다면.
무얼 먹기 전에, 자신을 한번 더 돌아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