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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Apr 02. 2017

네덜란드 벚꽃놀이

꽃잎을 잡아야 이루어질 줄 알았던 것들이, 벌써 많이 이루어져 있었다.


진짜 네덜란드 이야기 출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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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지는 눈꽃에 바닥은 이미 그것으로 흥건하다.

수직으로 떨어지지 않고 바람에 따라 팔랑이는 그 여리고 작은 잎 하나하나는, 정말이지 크게도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우리 아이들도 떨어지는 꽃잎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다한다. 특별히 알려주지 않아도 떨어지는 그것을 잡으면 무언가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것을 직감한 것이다. 잡고 나면 소원이 이루어지거나, 사랑이 이루어지거나. 아마 커가면서 바라는 관심사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그것은.


튤립으로 유명한 네덜란드도 벚꽃에 대한 반응은 우리네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과는 비교할 수 없이 작고 소소한 규모이지만 밝은 햇살 아래 '꽃'과 함께 하려는 열망은 인종과 나이를 가리지 않는다. 곳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사랑하는 사람들과 보내는 그 순간은 어느 누구에게나 축복이다. 살랑이는 바람이 불어오니 우수수 떨어지는 꽃잎들이 그 사람들의 행복을 응원한다. 일주일만 늦게 왔어도 보지 못할 이 찬란한 광경들은, 그렇게 찰나와도 같아 소중할 것이다.


가족도 그럴지 모른다. 내 품 안에 영원할 것 같던 아이들이 각자의 인생을 찾아갈 그때. 분명히 일어날 그 날에 돌아보면, 지금 이 순간이 찰나와도 같을 것이기에. 매 순간을 열심히, 그리고 즐기며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는 평범한 깨달음이 절실하다.


그러고 보니 팔랑이며 떨어지던 꽃 잎들이, 좀처럼 잡히지 않을 것만 같은 그것들이 내 머리에, 어깨에, 손안에 어느샌가 와있었다.


꽃잎을 기어코 잡아야 올 줄 알았던 것들이, 돌아보니 이미 이루어진 채로 그렇게 나는 꽃잎을 잡고 있었다.




Bloesempark


Het Amsterdamse Bos, 1182 DB Amstelveen, Netherla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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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모음]

'견디는 힘' (견디기는 역동적인 나의 의지!)

'직장내공' (나를 지키고 성장시키며 일하기!)

'오늘도 출근을 해냅니다' (생각보다 더 대단한 나!)

'아들에게 보내는 인생 편지' (이 땅의 모든 젊음에게!)

'진짜 네덜란드 이야기' (알지 못했던 네덜란드의 매력!)


내 품을 떠나 각자의 길로 너희는 그렇게 가겠지. 그리고 지금은 찰나로 기억 되겠지.
바닥엔 풀과 꽃과 떨어진 꽃잎이 흥건하다. 사람들의 즐거움도 그곳에 흥건하다.
어느새 그렇게 이미 와 있떤 꽃잎. 돌아보면 감사한 많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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