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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Apr 24. 2017

꽃보다 하를럼 Part 1

꽃으로 덮여 재정의 되는 이곳의 이름

할렘(Harlem)은 미국 뉴욕 시 맨해튼 북부 미국 최대의 흑인 거주구이다.

센트럴파크 북쪽 116번가에서 155번가에 걸쳐 있다. 이 두 글자로 된 단어는 '빈민가' 혹은 '흑인 빈민가'를 지칭하는 대명사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와 같은 이름이 네덜란드로 오면 상황이 바뀐다. 고풍스러운 도시. 무엇보다 품격 있는 사람들이 모여있다고 여겨지는 곳으로 말이다. 물론, '할렘'이라는 글자에서 '하를럼(Haarlem)'이라는 단어로 글자 수가 하나 더 늘어나 그 무게를 더했기 때문에 나는 차이는 아니다. 1658년 '뉴암스테르담'의 총독이 네덜란드의 도시 '하를럼'의 이름을 따서 지은 것에서 유래한다. 즉, '하를럼'과 '할렘'은 같은 이름을 지칭하고, 네덜란드의 '하를럼'이 미국 '할렘'의 원조이자 기원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네덜란드의 'Waalstraat' (발스트라트; 미국의 월스트리트), 'Breukelen' (브루켈렌; 미국의 브루클린)도 마찬가지. 


큐켄호프(네덜란드 튤립축제)가 한창이다.

3월 중순부터 시작된 튤립 축제는 5월 중순까지 이어지고, 이 축제는 4월인 지금 정점을 찍는다. 큐켄호프가 열리는 Lisse 근처에서 출발한 꽃 퍼레이드의 시작도 이즈음이다. 꽃으로 만들어진 20개의 거대한 인형이나 조형물들이 저글러와 댄서 그리고 다양한 퍼포먼스를 벌이는 사람들과 장장 25마일을 행진하는 행사다. 큐켄호프 근처에 위치한 Noordwijk(노르드 바이크)를 떠나 Haarlem에 도착하는 코스로, 마지막 코스에 다다른 후 12시간 동안 축제가 벌어진다. 올해는 4월 21일부터 23일까지 이어졌다.

연도 별로 해당 사이트에는 이 퍼레이드가 지나가는 길목을 알려준다. 개인적으로는 곳곳의 길목에서 퍼레이드를 기다리기보다는 이 퍼레이드가 최종 도착하는 Haarlem(하를럼)에서 관람하는 것을 추천한다. 퍼레이드를 보기 위해서는 차량 혼잡이나 인파의 복잡함을 이겨내야 하는데, 이게 만만치가 않다. 하를럼에 도착하는 날(토요일)이나 다음날에는 퍼레이드를 했던 조형물들이 전시 모드로 탈바꿈되어 천천히 둘러보거나 사진 찍기에도 좋다. 

더불어 이 즈음되어 들어오는 Harlem Kermis (하를럼 케르미스) 도 즐겨볼 만하다. 담광장에 들어선 그것과는 또 매력을 내뿜는다. 중세시대의 건물들과, 약간은 경거망동(?)해 보이는 이질적인 두 존재가 어우러져 묘한 시너지를 낸다. 관람차를 타고 하를럼의 정수리를 보는 것도 꽤 운치 있다. (이 이야기는 Part 2에서)




우리가 알던 '할렘'이라는 그리 긍정적이지 않은 단어. 그리고 그것의 유래가 된 네덜란드의 고품격 도시. 튤립축제가 열리는 곳에서 보내온 방대하고 아름다운 꽃 행렬의 종착지. 누가 '할렘'과 '꽃'의 조화를 상상이나 했을까. 그저 빈민가 정도로만 알고 있던 도시 이름이, 꽃으로 덮여 그렇게 이름이 재정의 된다.


그래서 '꽃보다 하를럼'



* 네덜란드가 미국 뉴욕의 조상이라는 이야기, 꽃과 큐켄호프 이야기 참조

1. 네덜란드를 알면 뉴욕이 보인다?!

2. 꽃바보 네덜란드

3. 큐켄호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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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모음]

'견디는 힘' (견디기는 역동적인 나의 의지!)

'직장내공' (나를 지키고 성장시키며 일하기!)

'오늘도 출근을 해냅니다' (생각보다 더 대단한 나!)

'아들에게 보내는 인생 편지' (이 땅의 모든 젊음에게!)

'진짜 네덜란드 이야기' (알지 못했던 네덜란드의 매력!)


비가 올 것 같은 스산한 날씨. 이른 아침이라 북적이지 않아서 좋다.
각각의 테마를 머금은 작품들이 즐비하다.
25마일을 천천히 우직하게 달려와 쉬고 있는 작품들.
나이를 불문하고 꽃 앞에서는 얼굴이 상기된다.
오리 가족의 하를렘 나들이 같다.


차량 없는 거리에, 큰 오르골이 울려 퍼지고 사람들의 이목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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