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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Sep 24. 2015

네덜란드를 알면 뉴욕이 보인다?!

뭐지, 이 둘의 관계는?

"I Love NY!"

뉴욕은 사랑스러운 도시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많은 부분이  포장되고 있긴 하지만, 실제로 그 포장은 과하지 않다고 느낄 정도로 도시는 매력 있다. (오죽하면 외계인 침공의 제 1순위가 뉴욕 맨해튼일까^^;)

나도 뉴욕을 열광적일 정도까진 아니지만 좋아하는 편이다. 마치 거대한 영화 세트장 안에서, 내 삶을, 관광객을 연기하는 것 같은 그 느낌 같은 느낌? 더불어 맨해튼의 허드슨 강을 건너, 뉴저지에서 바라보는 뉴욕의 마천루 또한 커다란 매력으로 가슴에 남아 있다.

근데, 네덜란드  이야기하다가 무슨  뜬금없는 뉴욕 이야기일까?

직업이 영업/마케팅이다 보니 거래선과의 미팅도 많고, 시장조사도 다니다 보면 차로 네덜란드의 여기저기 구석구석을 다니게 된다. 나라가 그리 크지 않으니, 암스테르담에서 2시간 거리면 국경을 넘어 독일, 벨기에와 같은 다른 나라로 갈 수 있다.

여기 저기 다니는 와중에 이정표를 보니, 친근한(?) 이름이 보인다.
"Waalstraat", "Haarlem", "Breukelen"...

여긴 어디? 난 누구?
내가 지금 뉴욕으로 발령을 받았나, 네덜란드로 발령을 받았나...
(내가 꿈일까, 꿈이 나일까.....)

솔직히 좀 실망감이 들었다.
대놓고 지역 이름을 베끼다니...라고 실망했던 마음은 이내 부끄러운 반성으로 결론 났다.
부임하는 나라의 역사도 몰랐으니 말이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네덜란드가 뉴욕시, 주, 거리의 이름을 따라 한 것이 아니고 모두 네덜란드에서 건너간 것들이다.

한 마디로 네덜란드가 원조란 말이다.

17세기 1600년도로 거슬러 올라가면, 네덜란드의 황금기라 일컬어지던  그때, 동인도 회사는 뉴욕의 북쪽을 장악하여 "뉴 암스테르담"이라 칭하고, 서인도 회사는 뉴욕의 남쪽을 장악하여 "뉴 네덜란드"라는 식민 도시를 건설했다.

결국, 영국과의 식민지 다툼에서 패배하여, 영국의 왕제인 요크공의 이름을 따라 지금의 이름인 "뉴욕"으로 바뀌었다는, 네덜란드 사람들에게는 슬픈 이야기다.

그래도 네덜란드 친구들에게 이 이야기를 하며, 뉴욕의 조상이  너희였구나... 대단하다...라고 해주면, 못내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이 친근하다.

영국에는 빼앗겼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아직 네덜란드의 정신과 문화가 더 남아 있다는 것이 다행일지 모른다.

일례로, 팬케이크 하면 뉴욕이 떠오르지만, 팬케이크 또한 네덜란드 음식이라는 것.
달달한 과일부터 짭짤한 베이컨까지, 갖가지 토핑으로 간식과 식사를 모두 책임지는 매력 있는 음식이다.

(가이드에도 안 나오는 가장 맛있는 팬케이크 집에 대한 정보는 다음에...)

또한 우리가 흔히 부르는 "Yankee"도 네덜란드 사람들의 가장 흔한 이름 "Jan (미국 이름  John의 유래, 네덜란드 "J" 발음 법칙에 따라 "얀"이라고 부른다.)에서  유래되었다는 사실.

이 사실을 알고 나니, 우리 친구들이 다르게 보였다.
한반도보다, 남한 국토보다도 작은 이 나라가 어떻게 세계를  호령했을까?

지금도 네덜란드는 세계 10위권 내의 경제 대국이고, 많은 자본들이 여기저기에 퍼져 있다.
옛 동인도 회사의 위용을 잊지 않고자, 동인도 회사의 뱃모양을 형상화한 건물들도 많다.

 

ING 생명 본사 건물 (출처: 구글 이미지)


이쯤 되면, 정말 몰라도 너무 몰랐던 네덜란드에 대해 하나씩 알아가는 즐거움과 보람이 생긴다.

함께 아웅다웅하고 소박하게만 보이던 우리 친구들이 다시 보고, 세계를 호령했던 시간을 그리워하며 또 겸손하게 역사를 받아들이는 그들이 점점 더 좋아지는 것 같다.

세계를 호령했던 네덜란드에서, 그들과 함께 일하며 새로운 역사를 만들도록 현재 하는 나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P.S

네덜란드 지명 중에 "Zeeland (질란트)"라고 있다.
맞다,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대로, 뉴질랜드는 네덜란드 인이 개척한 식민지이고, 질란트의 이름을 따왔다.

그러고 보니, 네덜란드 사람들은 "NEW"라는 이름으로 간단하게 이름을 짓는 것 같지만, 결국 자신들의 정통성은 지속하려 하는 의도가 엿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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