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바뀌는 그 지점
여름은 건조하고
겨울은 습해진다.
그러니,
여름과 가을,
겨울과 봄 사이에는
어김없이 변화가 일어난다.
추워지려는 각오,
더워지려는 설렘.
굳이,
급격한 기온 차와
습도의 차이로 설명하지 않아도
가야 할 것이 가고
와야 할 것이 온다는 것을
곧이 곧대로 설명하는 그것.
바로,
하늘에서 내려앉는 안개
그리고 운하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
그 둘이 만드는
고혹적인 소소한 장관.
앞이 보이지 않는 것이
우리네 인생임을
툭 던지듯 말하고 지나가는 물안개가
계절의 변화가 멀지 않았음을 말해준다.
그래서,
반복되는 계절의 변화 속에
우리는 하루 더 성숙해졌음을,
인생의 무게가 하루만큼 더 무거워졌음을,
하지만, 이 안개는 곧 사라질 것임을,
뭔가 보이지 않을 때도 설렐 수 있음을.
잠시 있을 그것이,
많은 말을 하고 지나간다.
네덜란드에 물안개가 피어오르면,
그렇게 많은 소리가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