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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Oct 14. 2015

암스테르담 XXX 이야기

XXX and the city?



1. XXX, the number 30 or year 30 in Roman numerals;  

2. XXX, the three St Andrew's crosses in the arms of Amsterdam since the late Middle Ages; 

3. XXX, the abbreviation for scriptor or abactis in a student  a symbolization of three pillow; 

4. an allusion to hard pornography;  

5. 47 XXX syndrome, or trisomy X, the triple X syndrome caused by three X chromosomes;

6. And so on.

- Searching "XXX" & Result in Wikipedia




처음엔 잘 모른다.

자세히 봐도 잘 모른다.


그저 언제부턴가 나도 모르게 눈에 들어온다. 머리 위에, 건물의 벽면에, 지나다니는 배에, 거리에 박힌 말뚝에까지도. 암스테르담의 오밀조밀 삐뚤빼뚤한 집과 운하, 그리고 홍등가가 눈에 익어갈  때쯤 비로소 보이는 "XXX" 문양.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워낙 자주 볼 수 있는 문양이라 사람들로, 아니 나로 하여금 알아볼  수밖에 없게 하는 묘한 매력의 문양이다.


"암스테르담 시 고유의 문양"


"XXX"가 과연 무얼까... 하고 검색을 해보면 위에 1~6번까지 열거한 것과 같이 많은 의미들이 나온다.

읽어보면 알겠지만, 당연히 Amsterdam과 연관된 2번이 우리가 찾는 의미일 것이다.


하지만, '너무나 우연적 이게도(?)' 4번과도 연관이 있다고도 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몇 문단 뒤에서 다루기로 하고...


네덜란드 현지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그저 '암스테르담 도시를 상징하는 문양' 정도로만 알고 있는데, 이 문양은 기원 후 1세기에 십자가에 위에서 순교한 'St.Andrew의 십자가'라는 것이 정설이다.


St.Andrew를 기리기 위한 이 십자가 문양은 계속 전해져, 암스테르담이 어촌 마을이었던 1505년에 비로소 도시의 상징 및 문양이 되었다.


이 외에, 몇 가지 설 중 하나는 세 개의 'XXX'는 암스테르담이 겪었던 홍수, 불, 흑사병을 상징하며 더 이상 이러한 안 좋은 일들이 생기지 않도록 액운들을 막아준다는 의미가 있고, 또 하나는 'XXX'가 각각 Amsterdam, Ouder-Amstel and Nieuwer-Amstel (현재의 Amstelveen)을 상징하여 하나의 도시를 이룬다는 지역적인 해석도 있다.


분명한 것은 St.Andrew의 십자가에서 유래된 것이라는 것, 그리고 여기에 하나 둘 story의 살이 붙었다고 볼 수 있다.


사진 속 두 마리 사자와 왕관은 16세기에 더해졌는데, 이는 15세기에 오스트리아를 재정적으로 지원해 준 암스테르담 시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오스트리아 왕관 문양을 쓸 수 있도로 허락해 준 데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XXX and the City?"


사실, XXX 하면 떠 오르는 것 중에 하나는 야한, 그러니까 19금 단어이다.

나만 그런 건 아니고,,, 앞서 검색 결과의 4번에서도 볼 수 있듯이 통용되는 언어이다. 그것도 Hard....!!!


'너무나 우연적 이게도!' 암스테르담의 섹스 산업은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순교한 사람으로부터 유래된 이 성스런 '세 개의 cross'가 암스테르담의 섹스 산업을 표방하기도 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 성스러운 의미와 섹스산업의 조합은 뭘까?

사실, 역사에 대한 유럽인들의 실용적(?)인 선택은 합리적으로 이루어진다.


루마니아의 드라큘라 성을 살펴보자.

드라큘라 성을 가 본 사람은 알겠지만, 성 바로 앞까지만 해도 즐비한 드라큘라 기념품 및 사진들이 정작 드라큘라 성을 들어가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다녀온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드라큘라성엔, 드라큘라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브란성의 주인인 '블라드 쩨뻬쉬' 왕자는 터키군과 싸워 이긴 용감한 영웅이었고, 다만 터키군에 대한 적개심으로 터키군을 꼬챙이에 끼우는 등 잔인한 방법으로 죽이면서 그 잔혹함을 모티브로 한 영국의 소설가 브람 스토커가 드라큘라 백작을 만들어낸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우리가 아는 드라큘라는 루마니아인의 영웅인 것이다. 즉, 드라큘라 (루마니아어의 용과 악마라는 어원)라는 말은 블라드 왕자에게 써서는 안 될 말이지만, 이미 너무 유명해진 관광 상품이기에 이를 묵인하고 성 바로 앞에서도 드라큘라 기념품을 팔고 있다. (다시 말하지만, 성으로 들어가면 드라큘라라는 말은 없다!)


실용적인 네덜란드 사람에게 있어서, 성스러운 'XXX'가 암스테르담 섹스 산업을 은유적으로 상징한다고 한들, 이것은 그들에게 "Why not?"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어차피, 네덜란드에서 섹스와 도박, 그리고 마약이 합법인 이유는 예로부터 중개무역으로 오가는 뱃사람과 관광객의 주머니를 열게 하기 위한 수단이었으니 말이다.


네덜란드에 왔다면, 암스테르담에 왔다면 한 번 유심히 봤으면 한다.

곳곳에 숨겨진 XXX의 문양을.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는 각자의  그때 그 기분에 맡기며!


P.S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 보면 비극이란 말이 있지만 또 다른 말도 있다는 걸 잊지 말자.

자세히 봐야 아름답다. 너도 그렇다. 


스쳐지나감의 대명사이지만, 네덜란드는 그리고 암스테르담은 자세히 보면 볼수록  더욱더 매력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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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내공' (나를 지키고 성장시키며 일하기!)

'오늘도 출근을 해냅니다' (생각보다 더 대단한 나!)

'아들에게 보내는 인생 편지' (이 땅의 모든 젊음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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