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테르담 Dec 09. 2018

불안

직장인이 안고 가야 할 소중한 무엇

숨 쉬는 모든 존재는 불안하다.

그중에서도 직장인은 좀 더 불안하다. '불안'은 무엇이 잘못될까 봐 느끼는 편치 않은 마음, 즉 걱정이다. '불안'은 불확실성에 기인한다. 직장인의 삶은 불확실하다. 그러니 직장인은 불안한 것이다.


직장인이 좀 더 불안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뭘까.

미래가 불확실한 직장인은, 반대로 생각해보면 보다 더 확실한 것을 꿈꾸기 때문이다. 만약 어딘가에 있을 절대자가, "너는 언제부터 언제까지 직장을 다니고, 어디까지 승진을 한 후에 퇴사를 할 것이고, 돈은 얼마를 모아서 은퇴 후에도 먹고사는데 큰 지장은 없을 것이다"라고 말해준다면 직장인은 결코 불안하지 않다. 무언가가 확실했으면 좋겠다는 욕망과 바람이, 오늘의 나를 불안하게 하는 게 아닐까 싶다.


예전엔 '불안'에 대하여 무조건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었다.

그것은 일종의 강박으로도 다가왔고, 매일 1분 1초간 나를 괴롭히는 주범이었다. 우울감을 느끼기도 했고, 나는 지금 여기서 무얼 하고 있나란 자괴감을 들게도 했다. 하지만 어쩐지 이제는 '불안'에 조금은 익숙해졌다. 친해졌다고는 말 못 하겠다. 여전히 그것은 나를 괴롭히기 때문이다. 일종의 '지병(持病)'이라고 하는 게 맞겠다. 직장인에겐, '괴롭지만 익숙한'.


숨 쉬는 모든 존재가 불안한 건, '생존'을 위함이다.

즉, 나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면 어떡하지란 걱정은 고착화되어 '불안'이 된 것이다. 일어난 일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 나에게는 아니지만 다른 사람에게 발생한 좋지 않은 일, 나의 감정을 혼돈으로 몰고 가는 이런저런 일들을 겪고 바라보면서. 직장인으로서 '불안'이 큰 이유는, 우리네 직장생활은 결국 '생존'이기 때문이다. 월급이 끊기더라도, 결국엔 또 다른 생존법을 찾겠지만 숨 쉬는 존재는 웬만해서 스스로를 먼저 극한으로 내몰지 않는 속성을 가졌다.


이러한 측면에서, '불안'은 나를 걱정해주는 마음이다.

불안하니까 공부하고, 불안하니까 배우려 한다. 불안하니까 미리 무언가를 준비하려 하고, 이전보다 더 잘하고 성장하려 발버둥 친다. 물론, 그 '불안'에 압도당해선 안 되겠다. 그래서 무조건 그것을 밀어내기보단, 받아들이고 익숙해지려는 것이다. 우리 몸에 아픈 곳이 있다면, 그것은 우리에게 보내는 신호다. 식습관을 바꾸거나, 자세를 바로하거나, 휴식을 취해야 한다.


'불안'이라는 지병은, 그래서 직장인이 안고 가야 할 소중한 무엇일지도 모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