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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portlander Sep 07. 2021

주식의 관점으로 스포츠 카드를 바라보다 (1)

우량주

   주식에 대해 공부 해나갈 무렵, 가장 먼저 접한 주식의 개념은 분류 기준에 대한 것이었다. 우량주, 가치주, 성장주 등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이 있어야 어떤 기업의 주식의 투자할 것인지 조금이나마 감을 잡고 시장의 흐름을 함께 탈 수 있기 때문이었다. 

   스포츠 카드 시장을 취미의 시각으로 접근한다면 수집가가 좋아하는 선수나 팀을 중심으로 하나씩 모아가는 재미가 있겠지만, 투자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어떤 카드가 향후에 가격이 상승해서 내가 매수한 가격대비 높은 가격으로 매도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우량주


   농구라는 스포츠를 생각해보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선수는 누구일까? 마이클 조던, 샤킬 오닐, 알렌 아이버슨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겠지만, 개인마다 누가 더 위대한 선수인지에 관한 논쟁은 스포츠팬이라면 끊이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여기서 누구도 명확하게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이 있다. 그들은 동시대의 여느 선수들보다 상위 클래스의 속했다는 것이다. 


   주식 시장에서 블루칩이라고 불리는 소위 ‘잘나가는 배당률 높은 회사’의 주식을 우량주로 일컫는다. 다시 말해 동종업계에서 특히나 유력한 지위가 있어 타 기업에 비해 수익성도 높을 뿐만 아니라 재무구조도 매우 튼튼하다. 게다가 변동성이 적고 해당 회사에 대한 정보가 구체적이고 규모가 크다는 장점이 있다. 


   스포츠 세계에서도 각  리그와 팀을 대표하는 올스타 선수들이 있다. 이런 선수들은 리그에서 경험을 쌓고 경기에 적응해가면서 꾸준하게 상위의 스탯을 유지한다. 야구에서 선발투수는 6이닝 이상 3점 이하의 자책점으로 상대 타선을 막아내면 퀄리티 스타트(quality start)를 했다고 이야기 하는데, 그 횟수가 잦을수록 훌륭한 투수로 인정받는다. 농구에서는 득점, 어시스트, 리바운드 등의 기록이 중시되고, 미식축구에서는 쿼터백의 경우 패싱 야드, 패스 성공률 및 터치다운 패스 기록을 토대로 선수의 등급을 매기기도 한다. 각 종목마다 기록의 편차가 적을수록 실력이 입증된 선수들로 볼 수 있다. 이처럼 리그에서 어느 정도 증명이 된 선수라면 다소 몇 경기에서 부진하거나 부상 또는 시즌 종료로 일시적인 카드 가격 하락이 발생하더라도 그 폭은 그리 크지 않아 타격이 적을 것이다. 무엇보다 이런 선수들의 카드는 수요가 꾸준히 있어 매매 여건에 있어서도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역대 NBA최고의 슈터이자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손꼽히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간판 스테판 커리(Stephen Curry)는 2019-20 시즌 네 번째 경기에서 왼손이 부러져 잔여 시즌을 치르지 못하게 되었다. 대개 선수들이 부상이나 개인적인 구설수로 인해 경기를 뛰지 못하면 카드 가격도 동시에 하락하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리의 카드 가격은 큰 변동이 없었다. 이는 그가 부상을 당하기 오래 전부터 최고의 슈팅 감각과 함께 NBA라는 세계 농구의 흐름의 패러다임을 바꾼 몇 안되는 선수로서 가치도 반영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로써 나는 보유하고 있었던 커리의 카드를 계속 유지(Hold) 했고, 2020-21시즌 그는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선수의 명성을 기준으로 스포츠 카드계의 우량주를 초우량주와 저평가 우량주로 세분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스포츠팬들은 시대를 막론하고 해당 스포츠를 대표하는 선수들을 염소(G.O.A.T., Greatest Of All Time)라고 부른다. 미프로농구(NBA)를 잘 모르는 사람도 마이클 조던(Michael Jordan)이나 르브론 제임스(Lebron James)라는 이름은 어디선가 들어봤을 것이다. 미식축구(NFL)의 경우 2021년 수퍼볼(Super Bowl LIV)까지 총 7개의 우승 반지를 낀 톰 브래디(Tom Brady)가 있으며, 아이스하키(NHL)은 웨인 그레츠키(Wayne Gretzky)가 대표적이다. 이들의 카드는 시장에서 어느 선수보다도 가장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며 매매 시 높은 수익률을 보인다. 스포츠 카드 콜렉터 사이에서 “어떤 선수의 카드는 오늘이 가장 쌀 때다”라는 농담을 주고 받는다. 이같은 초우량주에 속하는 선수들의 카드는 더 이상 오를 지 언정 내릴 가능성은 적고, 내리더라도 손해의 폭은 크지 않다.

*야구는 대표적으로 베이브루스, 샌디 쿠팍스, 켄그리피주니어 등의 선수들이 있으나 한 선수를 뽑을 수 없을 정도로 오랜 역사만큼이나 수많은 수퍼스타를 낳았다.

      

   반면, 저평가 우량주는 비록 현재 낮게 책정되어 있지만 과거에는 그 이상의 평가를 받았고, 향후 그 가치를 다시 인정받을 수 있는 그룹의 주식이다. 이는 조만간 은퇴를 바라보며 향후 명예의 전당(Hall of Famer)에 헌액 될 가능성이 분명해보이지만 현재는 기량이 예전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선수들이 해당될 것이다. 이런 선수들의 카드는 가격대가 안정되어 있지만 서서히 오를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봤지만 기존에 있는 카드를 유지하는 정도로 그쳤고, 별도로 추가적인 매수나 매도를 진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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